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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시 개입·자본통제하면서 금융시장 개방한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이 9~11일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하계 다보스포럼)에서 금융시장 개혁·개방 의지를 강조했지만 환시에 개입하고 자본유출을 통제하는 등 금융시장 통제를 강화하는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역외(홍콩)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위안화(CNH) 가치는 이날 오후 늦게 불과 몇 분 만에 달러 대비 1.2% 상승해 달러당 6.3936위안을 기록했다. 위안화 상승폭은 중국이 역외거래를 시작한 2010년 이후 5년만에 가장 컸다.
위안화 급등 배경으로 외환 딜러들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을 의심하고 있다.
인민은행이 지난달 11일 고시환율 설정 방식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위안화 평가절하를 단행한 후 거래가 자유로운 홍콩에서의 위안화 환율은 인민은행 고시환율의 ±2% 범위에서 움직여야 하는 상하이 시장 보다 위안화 가치가 더 급격하게 떨어졌다.

상하이 소재 한 중국 중소은행 외환 딜러는 "인민은행의 환시 개입 정황이 의심된다"면서 "(인민은행의 지시를 받은) 중국 국유은행들이 역외 시장에서 위안화를 대량 매수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고 쿤 외환 전략가는 "인민은행이 역외 외환시장에 개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면서 "위안화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고 2011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역내외 위안화 환율 격차를 좁혀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 여건을 조성하려는 의도에서 개입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위안화 하락으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자본유출을 방어하기 위해 최근 산하 외환관리국(SAFE)을 통해 중국 은행 및 금융기관들에 외환거래 관리 강화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출입업자들이 수입송장을 왜곡해 중국 내 자본을 해외로 빼돌리는 행위를 금융기관들이 철저히 감시하라고 지시했다. 또 다음달 15일부터 시중 은행들이 위안화를 팔고 달러화를 사들이는 선물 계약 시 거래 대금의 20%를 '위험준비금' 명목으로 인민은행에 1년 이상 예치하도록 조치했다.

반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이날 다롄(大連)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에서 은행간 외환시장에 외국 중앙은행의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 총리는 "금융시장을 꾸준히 개방하는 게 정부의 금융 정책 목표"라고 말하면서 외국 중앙은행의 자국 외환시장 직접 참여가 자본 거래 문호를 개방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전날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정부는 금융시장 개방과 개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구조 조정을 추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민은행의 환시개입 및 자본유출 통제는 중국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금융시장 개혁·개방이 뒷걸음질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인민은행과 정부의 불협화음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중국 증시가 6월 말 이후 급격하게 하락하고 정부가 주가 하락 방어에 나서는 과정에서 인민은행과 정부 금융당국의 '엇박자' 대응은 서방 언론들의 주된 비판거리가 됐었다.

당시 인민은행은 기준금리와 은행 지급준비율을 동시에 내리며 유동성을 푸는 조치에 들어갔는데 이와는 반대로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신청을 무더기 승인해 주식시장에 신주물량 부담을 더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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