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일 발행되는 현대상선의 1500억원 규모 BW 공모 청약 경쟁률이 28.32대1을 기록했다. 전날까지 이틀간 증거금으로 4조2481억원을 끌어모았다.
표면금리 연 3.0%에 만기보장수익률 3개월 복리 연 7.0%로 무위험이자율(국고채 4년물 민평평균 수익률) 1.78%보다 높은 이자를 약속했다. 단 이자를 지급할 여력이 있을 때 이야기다. 이자보상비율은 작년 말 기준 -0.82, 올 상반기 기준으로도 -0.45에 그친다.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면 회사가 영업수익으로 이자비용도 낼 수 없다는 의미다.
이번 BW는 2013년 8월 금지 이후 2년 만인 올 7월 공모방식에 한해 발행이 재허용된 분리형 BW다. 이자를 챙기면서 주가가 오르면 워런트를 행사해 시세 차익까지 얻을 수 있고, 신주인수권(워런트)만 따로 떼어 팔 수도 있다.
이번 워런트 행사가액은 5000원, 행사비율 100%로 BW 1만원 어치를 배정받은 투자자는 이를 현대상선 주식 2주로 바꿀 수 있다. 8일 종가(7150원) 기준 주식으로 맞바꾸면 43%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워런트 행사는 다음달 10일부터 만기 한 달 전인 2019년 8월 10일까지 가능하다. 한 달 사이 BW 발행 결정 직전 수준으로 주가가 되돌아간다면 수익률은 0.2%에 그친다는 의미다.
대규모 자금조달인 만큼 지분 희석도 고려대상이다. BW 발행 규모에 따른 행사대상 주식수는 3000만주, 주가 하락으로 행사가액이 한도(70%)까지 조정될 경우 4285만7142주에 달한다. 지분율로 따지면 12.13~16.47%를 차지하는 물량이다. 현 최대주주 측 지분율(29.82%)은 최대 24.90%까지 하락할 수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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