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된 계포는 '항우'의 휘하에서 '유방'군과 싸워 공을 세웠다. 항우가 망하자 속절없이 도망자 신세가 됐다. 유방은 계포의 목에 막대한 현상금을 걸었다. 그런데 계포를 고발하는 이가 없었다. 오히려 유방의 수하에게 부탁해 계포를 중용할 것을 권했다. 덕분에 계포는 한(漢)나라 치하에서도 공을 세우고 '승승장구'할 수 있었다.
A씨는 10여년 전부터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질 만큼 유명 인사였다.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 인사들과 친분을 과시할 만큼 마당발이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그가 운영하던 회사는 시가총액 규모가 한때 수천억 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금방 재벌 반열에 오를 것 같던 기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그가 공약한 사업 결과는 제때 나오지 못했고, 결국 두 차례나 실패의 쓴맛을 봐야 했다.
두 번째 약속을 바람 맞는 순간, '(A씨가) 왜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는지 알겠다' 싶었다. 그럴듯한 데다 거창하기까지 한 사업 아이템에 막강한 인맥을 갖춘 A씨는 투자자들을 곧잘 끌어 모은다. A씨에게 투자한 사람들 중에 단기간에 쏠쏠한 재미를 본 이들도 제법 있다. 하지만 A씨가 막판 자금난에 몰렸을 때 그에게 손을 내민 이들은 거의 없었다.
전필수 증권부장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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