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한중일, 팬데믹·자연재해 발생시 긴급자금 지원키로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신속금융지원제도 신설...역내 금융안전망 강화
CMIM 재원 조달 납입자본 방식으로 전환

한·중·일과 아세안 10개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이나 자연재해 등 외부 충격으로 위기 발생 시 긴급 유동성을 지원해 역내 금융안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3일(현지시간)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열린 '제27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재원 조달 방식 개선과 CMIM 내 신속금융제도(RFF) 신설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CMIM은 아세안+3 회원국에 외화 유동성을 지원해 역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자는 취지로 2010년 3월 출범한 지역 금융협정(RFA)이다.

이번 회의에는 한·중·일을 비롯해 아세안 등 총 12개국의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아시아개발은행(ADB) 총재,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소장 등이 참석했다.

역내 경제상황을 점검하는 1세션에서는 ADB 등 국제기구에서 최근 세계 및 역내 경제동향과 위험 요인을 발표했으며, 회원국들은 자국의 경제동향과 정책방향에 대해 발언하고 논의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조시아 트빌리시 풀만호텔에서 열린 '아세안+3 재무장관회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회원국들은 반도체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회복과 견고한 내수시장으로 아세안+3 경제는 양호한 성장률을 달성하고, 물가도 지속 완화될 것이라 전망했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지정학적 긴장 고조,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위험 요인이라는 점에 공감했다.

회원국들은 현재의 긍정적인 전망이 미래 대비 정책여력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 긴축적 통화정책 유지, 성장잠재력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했다. 또한 개방적이고, 자유롭고, 공정한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다자간 무역 체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역내 금융협력 의제를 논의하는 2세션에서는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강화 방안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회원국들은 세계와 역내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역내 금융안전망 강화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CMIM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신규 대출프로그램의 도입을 최종 승인했고, 재원 구조를 납입자본 방식으로 개편하는 이점에 대해 공감했다.

먼저, 향후 회원국들은 팬데믹이나 자연재해 등 갑작스러운 외부 충격이 있는 경우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신속 금융프로그램(RFF)의 신설을 승인했다. 또 신속 금융프로그램에 사용되는 통화를 적격 자유 교환성 통화(FUC)까지 확대하는 방안에 동의했다. 올해 중으로 협정문 개정을 완료하고 내년 장관회의 시 신속 금융프로그램을 정식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현재 다자간 통화스와프인 CMIM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재원 구조를 납입자본 방식으로 변경하는 이점에 대해 모든 회원국이 공감했다.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다양한 모델에 대한 장단점을 분석하고 2025년까지 구체적인 모델을 정하기로 합의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