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실적 선방…하반기 경영공백 반영 우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박성철 신원그룹 회장이 사기 파산 및 탈세 혐의로 구속된 가운데, 사령탑이 빠진 '신원'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올 상반기 호실적을 내놨지만, 하반기부터는 총수의 경영공백이 반영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신원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원의 연결기준 매출은 2945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대비 7% 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경우 33억원에서 54억원으로 63% 급증했다.
회사는 오너 문제로 유동성 위기에 노출되기도 했지만, 35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 계약에 성공하며 위기를 모면했다.
그러나 박성철 회장에 이어 아들 박정빈 부회장이 횡령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면서 경영체제는 크게 흔들린 상태다. 현재 회사 경영은 김정표 대표가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수출부문 사장을 역임하다가 지난 2012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지난 25년간 신원의 수출부문을 지휘해 온 해외 수출 영업 전문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원의 무게중심은 국내에서 해외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 등을 중심으로 OEM 사업 등을 확장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신원은 1973년 박성철 회장이 창립한 신원통상을 모태로 하는 패션기업으로 1988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무리한 경영확장으로 주력계열사 (주)신원 등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박 회장은 본인의 보유지분을 포기하기도 했지만 이후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세금 탈루 등이 적발돼 구속됐다. 이후 아들인 박정빈 부회장 마저 75억7800만원 상당의 횡령 혐의가 발생해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이 기소된 상태다. 신원 측은 혐의 발생금액은 2013년 3~4월 경 원금 및 이자를 포함해 전액 상환돼 회사의 피해액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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