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낡을수록 몸값이 더 뛰는 기현상이 서울 아파트에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힘입어 재건축시장이 기지개를 켜자 20년 이상 된 낡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의 경우 오래될수록 가격 상승 폭이 컸다. 15년 초과~20년 이하는 3.20%, 10년 초과~15년 이하는 3.04%, 5년 초과~10년 이하는 2.53% 매매가격이 올랐다. 5년 이하 아파트도 1.22% 가격이 상승하며 평균 3.59%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4년 전체 상승률이 1.99%인 것을 감안할 때 올 들어 20년 초과 아파트를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이 전반적으로 올랐다. 앞선 2013년 말에는 1년 동안 전반적으로 1.27% 매매가격이 떨어졌었고 20년 초과의 경우 하락 폭(-1.84%)이 더 컸다.
또한 재건축 연한이 40년에서 30년으로 10년 단축된 것도 20년 초과 아파트의 급격한 가격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인다. 용적률 완화와 안전진단 절차 간소화 등의 개발 호재 역시 한몫했다.
실제 재건축 연한 단축 수혜가 예상되는 서울 신정동 목동신시가지8단지 전용면적 54.94㎡ 규모의 1층의 경우 지난해 12월 4억1000만원에 거래가 됐었지만 올 5월에는 4억5000만원으로 매매가격이 훌쩍 뛰었다. 지난해 12월 8억9000만원에 거래되던 10단지의 127.21㎡ 규모 같은 층 아파트는 지난 6월 9억6400만원에 주인이 바뀌었다. 1987년 준공된 이 아파트들은 재건축 연한 단축에 따라 2017년 이후 재건축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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