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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대신 운동화 신는 펀드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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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화려한 펀드매니저의 럭셔리 구두 대신 운동화 끈을 묶는 매니저가 있습니다. 연 수익 20% 달성을 위해 연 1000회 이상의 기업탐방을 하는 한국투자 롱텀밸류 펀드매니저입니다.'

가치투자의 명가로 꼽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최근 '이 펀드매니저가 운동화를 신는 이유'라는 광고 카피를 선보였다. 올해 들어 1224억원의 돈이 몰린 가치주 펀드, 한국투자 롱텀밸류를 어떻게 운용하고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광고 문구다.
한국투자 롱텀밸류 펀드는 벤치마크 대비 초과 수익을 추구하는 주식형 펀드의 장점에 변동성을 최소화하는 채권형 펀드의 장점을 접목한 한국운용의 대표적인 가치주 펀드.

이 펀드의 운용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출신의 가치 투자 전문 매니저인 엄덕기 팀장이 맡고 있다. 잦은 매매보다는 철저한 리서치와 분석을 통해 편입 종목을 결정하는 한국운용의 주식 운용 프로세스에 엄 팀장이 합류하면서 가치주 전문 매니저의 역량이 더해진 셈이다.

채권매니저를 했던 엄 팀장의 경험은 운용 스타일에도 녹아 있다. 그는 "채권의 매력은 안정적 이익의 확정성과 반복성"이라며 "여기에 주식의 매력인 초과 수익을 더한 종목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채권 같은 주식은 추구하지 않는다"며 "시중 금리 이상의 수익을 꾸준히 얻을 수 있는 차별적인 종목을 발굴하고자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엄덕기 팀장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엄덕기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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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 팀장은 실제 정장 구두 대신 운동화를 신는 펀드매니저로도 유명하다. 전국의 기업을 찾아다니면서 기업탐방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편한 신발을 신을 수밖에 없는 것.
엄 팀장은 "매년 복리를 쌓아가듯이 주식 수익률을 매일, 매월, 매년 조금씩 쌓고 쌓기 위해서는 남들이 많이 보는 종목으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며 "경쟁력을 갖추려면 남들이 덜 보는 곳에서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책상머리에서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기 힘들어 6개월 후, 1년 후를 예상하려면 탐방을 가는 일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80개 이상 종목에 투자하고 있다. 특정 종목에 쏠리지 않으면서 커버 가능한 수준에서 많은 종목을 균등한 비율로 보유하는 것이 그의 운용 특징이다. 엄 팀장은 "최근 가치주 장세가 이어지면서 기존의 가치주 종목이 비싸져 만만한 종목을 찾기 힘들어졌다"며 "특정 섹터나 산업에 편향되지 않고 유망 종목 발굴에 더욱 집중한다"고 했다.

이 펀드의 수익률은 6개월 15.03%, 1년 17.21%, 3년 39.01%로 같은 기간 코스피 성과 7.09%, 1.66%, 9.51%를 모두 상회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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