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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상법 개정 공론화 범위 '배임죄 폐지'로 넓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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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 개정 브리핑 전일 갑자기 통보
이사의 충실의무 '주주'로 확대 필요성 강조
배임죄 적용 확대 우려하는 재계 의식
개인 의견 전제 아래 '배임죄 폐지' 제안
특별배임죄 폐지·경영판단원칙 대안 제시
제대로 된 상법 개정 공론화 포석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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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이사의 충실의무(상법 제382조의3) 개정과 관련해 형법에서의 '배임죄 폐지' 카드를 꺼냈다. 재계의 반발에 오히려 상법 개정 공론화 범위를 넓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배임죄' 관련 법 개정 논의는 10여년 전부터 시도됐다. 그러나 '재벌 봐주기'라는 편견에 갇혀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앞서 이 원장은 상법 개정 시 '경영판단 원칙'을 이사의 면책 근거로 제시했다. 재계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하면 배임죄 해석 가능성이 커지며 경영진(등기이사)의 소송(형사처벌)이 남용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 원장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상법 개정 이슈' 관련 브리핑을 열고 "배임죄에 대해 일도양단으로 유지와 폐지 중 고르라면 차라리 폐지가 낫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브리핑은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 아니라 전일 오후 6시께 기자들에게 갑자기 공유된 일정이다. 상법 개정과 관련해 재계의 반발이 지나치다는 판단에서 금감원장이 직접 의견을 밝히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본시장 선진화 차원에서 이사의 충실의무 범위를 '주주'로 확대하는 상법 개정을 화두로 던졌는데, 배임죄로 '남소'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 건전한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배임죄(형법 제355조2항)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하여 본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죄를 말한다. 외국에서는 찾기 어려운 한국적 특수성을 반영한 법이다. 재계는 배임죄에 대해 '이현령 비현령(耳懸鈴鼻懸鈴)'이라고 표현한다. 배임죄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검찰의 해석에 따라 기소 근거가 되고 판결도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이 원장이 이날 배임죄에 대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의 위반으로 이득을 취득하고 회사 및 주주에게 손해를 가한 점을 주장해서 삼라만상을 다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업무상 배임죄는 미필적 고의 적용이 가능한데, 주된 의도는 회사를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일부 누군가에게 피해가 있을 수 있다면 형사처벌이 된다"고 말했다. 배임죄에 대해 '총수 일가를 사정하는 수단'이라는 재계의 지적을 정면으로 짚은 것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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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금감원장 개인 의견으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주주'로 확대해야 하는 입장은 분명하다"며 "소액주주 보호 장치를 높이는 것과 배임죄 처벌을 없애는 기준을 명확히 함으로써 형사처벌의 범위를 좁히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경영진의 판단이 형사 법정이 아닌 보드룸에서 균형감각을 갖고 결정되도록 하고, 만약 다툼이 있다면 민사법정에서 금전적 보상으로 정리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이 이사의 충실의무를 위반할 경우 민사소송만으로 시비를 따지는 것과 달리 한국은 민사소송과 형사처벌이 모두 가능함을 지적한 것이다.


배임죄 폐지가 어렵다면 배임죄 적용 요건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배임죄 관련 구속 요건에 사적목적 추구 등을 명시하는 방법도 가능하다"며 "회사법 영역에서 명확하게 형사처벌 배제 여부 등 예측 가능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대안으로 형법상 배임죄를 건드리는 게 쉽지 않다면 (상법 개정 시) 경영판단의 원칙을 명확히 하고, 상법에서 규정된 '특별배임죄'만이라도 폐지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법에 규정된 '특별배임죄'는 형법상 규정된 배임죄보다 일반적으로 형이 더 무겁다. 이사 등이 임무를 위반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 적용된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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