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월 ECB 상환자금만 70억유로 육박…추가 구제금융 논의 불가피할듯
22일(현지시간) 긴급 정상회의를 마친 후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가 24일 저녁에 타결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은 환호했다. 그리스증시는 전거래일 대비 9.00% 폭등했다. 그리스 10년물 국채 금리도 전거래일 대비 1.50%포인트 떨어져(가격 상승) 11.17%로 거래를 마쳤다. 다른 유럽 증시도 동반 급등해 독일 DAX30과 프랑스 CAC40 지수가 3.81%씩 상승했다.
유럽발 훈풍에 뉴욕증시도 상승마감됐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1% 올랐고 나스닥 지수는 5153.72의 사상최고치로 거래를 마쳤다.
당장 이달 말까지는 국제통화기금(IMF)에 16억유로를 갚아야 한다. 내달 20일에는 ECB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 35억유로를 상환해야 한다. 8월20일에 또 32억유로 추가 상환이 예정돼 있다. 72억유로를 확보하더라도 8월20일쯤에는 그리스 정부 금고가 또 다시 바닥을 드러내게 되는 셈이다. 물론 ECB가 상환 연장을 해준다면 그리스는 또 다시 고비를 넘기겠지만 ECB가 연장해줄 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악의 경우 이번 협상 타결이 그리스의 디폴트 시한을 2개월 연장해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향후 3차 그리스 구제금융을 위한 논의가 불가피할 수도 있다.
일부 외신에 따르면 ECB가 그리스에 되돌려줄 수 있는 자금도 일부 있다. ECB가 2010~2011년 매입했던 그리스 국채에 대한 수익금이 그것이다. ECB는 이 수익금을 유로존 회원국들에 돌려줄 예정인지만 최종적으로 이 자금을 그리스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그리스 구제금융 당시 그리스 국채에서 발생한 수익금을 그리스에 돌려주기로 합의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익금 규모는 약 19억유로에 불과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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