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APT 일가족 5명 숨진채 발견…"지옥같은 시간보내" 유서(종합)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부산시 해운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13일 오전 7시께 부산 해운대 모 아파트 1층 화단에 A(38)씨가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이 아파트 51층에 있는 김씨 집에서는 아버지(67), 어머니(64), 누나(41), 조카(8) 등 4명이 숨져 있었다.

경찰은 김씨의 호주머니에서 아파트 동 호수와 비밀번호가 적힌 쪽지가 나와 신원파악을 위해 집에 갔다가 일가족의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

일가족 4명은 거실에 반듯이 누운 상태로 숨져 있었고, 목이 졸린 흔적이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주방과 거실에서는 술병이 다수 발견됐다.

김씨는 "힘들다. 주변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김 씨의 아버지는 "자식을 잘 못 키웠다. 내 탓이다"는 내용의 유서를 각각 남겼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김씨의 유서에 "어제 새벽 늦게 가족을 다 보낸 뒤 시신을 닦고 어루만지며 지옥 같은 시간을 보냈다"고 적힌 것으로 미뤄볼 때 김 씨가 가족을 차례로 목 졸라 숨지게 한 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유서에 생활고를 비관하는 내용이 있고 사망한 가족들이 별다른 저항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볼 때 동반자살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친척과 지인 등을 상대로 동기를 파악하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