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아내의 내조 스타일은 다양하다. 있는 듯 없는 듯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뒤에서 헌신하는 '그림자 내조'형이 가장 많다. 지난 2월 별세한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아내 고(故) 박영옥 여사가 대표적이다. 김 전 총리가 대통령 선거에 나섰을 때를 비롯해 정치 역경의 순간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든든하게 자리를 지켰다. 박 여사의 내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김 전 총리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몽준 전 새누리당 대표의 아내 김영명 여사도 매일 같이 새벽기도를 하며 조용한 내조를 한다. 대선, 지방선거 등 정치 일정뿐 아니라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 등에서 정 전 대표를 보이지 않게 지원했다. 김 여사는 30대 초반이던 1988년 처음 치른 선거(울산 동구)를 시작으로 올해로 28년째 정치 내조를 해 오고 있다. 주변에선 "드러내놓고 정치 관련 발언을 하진 않지만 꼭 필요할 땐 정곡을 찌르는 조언을 하는 편"이란 평가를 받는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아내 김은숙 여사는 적극적인 내조 스타일로 유명하다. 김 여사는 이 최고위원이 경기도지사 시절 '경기도 힐러리'라 불릴 만큼 외향적인 내조로 주목을 받았다. 세 번의 대권 도전에 실패한 이 최고위원의 재기에 일조했다.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전 대표의 아내이자 배우인 최명길씨도 이와 유사하다. 스타의 이름값을 활용해 남편의 기를 살린다. 특히 선거철에 위력을 발휘한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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