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책나라축제' 한달간 열려……국제일러스트 수상작품 전시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춘천 남이섬이 동화책 꿈나라가 됐다.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일곱 번째 열린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가 한창이다. 축제 이름에 걸맞게 남이섬을 찾아 북한강 줄기를 건너는 외국인들도 부쩍 늘었다. 여기에 동화 일러스트공모전 수상작 전시가 개최돼 세계 곳곳의 그림책 작가들도 몰려왔다. 축제가 열리는 5월 한 달 동안 방문객은 연간 40만 명에 이른다.
올해로 개장 50주년을 맞은 남이섬은 한국 대표 관광지일 뿐 아니라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의 놀이터가 된지 오래다. 지난 2001년 드라마 '겨울연가'가 성공해 일본과 동남아 등 아시아권 전역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남이섬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동화책'이 되고 있다. 여기엔 지난 15년간 어린이책을 주제로 남이섬을 가꿔온 이들의 노력이 있었다. 최근 제주에 '제2의 남이섬'을 조성하러 나선 강우현 전 남이섬 대표(현 남이섬 부회장ㆍ62)와 이계영 남이섬 부회장(여ㆍ67) 등이 그 주역들이다.
동심 일깨우는 그림책 빼곡
책놀이터·문화관 체험행사도
국제일러스트 공모전인 '나미콩쿠르' 수상작품전은 격년제로 올해 2회째를 맞았을 뿐이지만, 국내외 그림책계에선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2년 전 나미콩쿠르에는 42개국 619명이 응모했는데, 올해 콩쿠르엔 71개국에서 1300여명이 지원했다. 전 세계적으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은 이탈리아 볼로냐 라가치상,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국제 일러스트레이션 비엔날레(BIB) 정도이며 유럽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나미콩쿠르는 국내에서 유일하며, 아시아에서는 최대 규모다.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준코 요코타 위원(여ㆍ58)은 "나미콩쿠르는 2회째 만에 전 세계 사람들에게 남이섬은 무엇이고, 왜 그토록 수준 높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지 궁금하게 만들었다. 한국의 그림책이 지난 10여 년 동안 다른 국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장족의 발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요코타 위원은 일본에서 태어나 미국국적을 가지고 현재 폴란드에 살고 있으며, 올해 미국에서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칼데콧상'의 심사위원장이기도 하다. 그는 한국 그림책에 대해 "예술적인 기법도 훌륭하지만 스토리텔링이 참신해서 국제 사회에서도 공감을 많이 이끌어낸다"며 "미국에서 발간된 한국 그림책이 다른 아시아 국가의 책보다 많다. 동화, 역사 등 주제가 다양하다"고 했다.
이 달 한 달 동안 남이섬에서 열리는 축제에는 수상작품전 외에도 책놀이터를 중심으로 한 워크샵, 공연, 체험교육, 국가별 문화관 등 100여 개의 프로그램이 가동된다. 문화관에서는 각 나라의 전통 생활 용품, 어린이책과 그림 등이 다채롭게 전시되며, 애니메이션도 상영된다. 말레이시아, 이스라엘, 중국, 페루, 오만, 체코 등 6개국은 문화관을 통해 전통공연과 음식ㆍ놀이 체험을 진행 중이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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