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후 이판 하이퉁(海通)국제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수년간 논의에도 자체적인 통화 바스켓을 구축하지 못했다"며 "AIIB가 통화 바스켓 구성에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잡지 신시선(新視線)도 전날 AIIB의 결제 통화로 통화 바스켓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신시선은 결제 통화로 달러화, 위안화, 통화 바스켓의 세 가지 선택사항이 있다며 이 중 통화 바스켓이 가장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어쨋든 중국은 궁극적으로 AIIB의 결제통화로 위안화를 채택해 위안화의 국제화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의 계산도 복잡해질 전망이다. AIIB가 그동안 미뤄졌던 국제통화기금(IMF) 개혁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5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G)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IMF 개혁 방안이 논의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내달 개최될 IMF의 특별인출권(SDR) 통화 바스켓 편입 심사도 주목거리다. SDR은 IMF 회원국이 외화 부족으로 위기를 맞을 때 담보 없이 인출할 수 있는 가상의 국제준비통화다. 현재 달러화,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만 바스켓에 편입돼 있다.
IMF는 5년마다 SDR 통화 바스켓 편입 심사를 진행한다. 2010년 심사 때 IMF는 위안화의 SDR 편입 방안을 검토했지만 환율시스템의 자유화 기준 요건을 충족하지 못 했다며 편입 불가를 결정한 바 있다. 당시 IMF는 SDR 통화별 가중치만 변경했는데 달러 비중이 종전 44%에서 41.9%로, 엔 비중이 11%에서 9.4%로 준 반면 유로 비중은 34%에서 37.4%로, 파운드 비중은 11%에서 11.3%로 확대됐다.
IMF의 SDR 통화 바스켓 편입 심사 결과는 오는 11월 발표된다.
한편 중국 재정부는 AIIB의 창립 회원국이 57개국으로 정해졌다고 발표했다. 창립 회원국 57개국은 연내 운영 개시를 목표로 오는 6월 말께 출자 비율 등을 정하고 설립 협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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