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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설과 협박에 시달려도..나이롱 귀신 끝까지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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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조사 베테랑 얼굴없는 인터뷰…보험조사파트 팀장이 밝힌다

180회 고의 교통사고 낸 간큰 사기꾼 잡고
가장 살해한 모자(母子) 패륜사건 보험사기 등 해결
개인정보보호 좋지만 보험조사 가로막는 규제 개선해야
강력 높은 조사권한 없어 증거부족으로 사기범 빠져나가면 허탈


보험사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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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고가의 외제차량을 이용해 고의사고를 야기하는 보험사기가 심각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도 보험 사기자들이 의도적으로 악용하고 있는 악성민원 때문에 강도 높은 조사를 할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30일 만난 박시환 삼성화재 보험조사파트 팀장은 최근 이슈가 된 람보르기니 보험사기를 보면서 누구나 쉽게 보험사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현실을 우려했다. 박 팀장은 "보험사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보험회사의 조사권한은 강화되지 않고 있다"며 "최근 강화된 개인정보보호에 따른 규제도 보험조사를 가로막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고 토로했다.

박 팀장은 보험사기 현장조사 업무를 10년 이상 맡아온 베테랑이다. 관할지역은 호남지역. 전남 목포에서만 180회의 고의 교통사고를 일으킨 악명 높은 사기 사건을 해결해 유명세를 탔다. 후미추돌 사고를 일으켜 수억 원의 보험금을 편취한 간 큰 사기꾼을 잡은 것이다.

자칫 묻힐 수 있었던 억울한 죽음을 장기간에 걸쳐 수사해 밝혀낸 전북 정읍 칠보면 소재 교통사고 보험 사기도 그의 이력에서 빼놓을 수 없다. 공무원으로 성실하게 살던 가장이 부인과 아들에 의해 살해되고 내연남과 교통사고로 위장해 수억 원의 보험금을 수령한 패륜 사건이다.
박 팀장은 "현장에서 보험사기 의심건을 밝히다 보면 조사 과정부터 수사결과까지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들이 많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보험사기는 다양한 경로로 인지하게 된다. 크게 보상현장 직원에 의해 접수된 조사 의뢰건과 조사자 자체 발굴건, 제보건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조사자는 강도 높은 기초조사와 정밀조사 과정을 통해 증거수집 및 분석을 한 후 진정과 고소 등의 방법으로 수사기관에 접수한다. 수사담당자가 정해지면 피해 진술(참고인 진술)등 수사지원에 관련된 제반업무가 시작된다.

박 팀장은 "보험사기 증거수집과 분석을 통해 혐의점이 분석되면 수사기관과 공조를 한다"며 "대부분 수사기관에서 요청하는 자료작성과 제출한 증거의 분석 업무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보험사기를 막는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하고 있지만 힘든 점도 많다. 보험사기는 낮과 밤,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보험사기 유형도 천차만별 다양하고 지역과 남녀노소가 따로 없다.

신속한 증거의 수집과 현장조사를 위해 야근은 기본이고 성향이 매우 강한 악의적인 민원유발자를 상대하느라 스트레스가 적지 않다. 조사 권한 없이 오로지 발품으로 현장을 누벼야 하고 증거 수집을 하는데도 온갖 고초를 겪는다. 때로는 보험사기 의심자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협박도 받는다.

박 팀장은 "수사기관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할 때는 무력감을 느낀다"며 "특히 (증거부족 등으로) 보험 사기자가 처벌되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보험조사팀에 근무하면서 남다른 습관이 생겼다. 차량 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목격할 경우 무조건 차를 세운다. 그리고 차량정보, 파손부위, 사고원인, 탑승자 등의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촬영을 한다. 혹시 모르는 사태에 대비한 직업병이다.

그는 보험사기에 대한 일반의 인식 전환을 강조했다. 보험사기를 가볍게 여기는 일부의 시각이 심각한 사회 범죄를 낳는다는 지적이다. 박 팀장은 "보험사기는 소리없는 대재앙이고 국가차원의 큰 손실"이라며 "보험범죄는 반드시 적발되고 처벌받는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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