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문의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 원칙에 입각하지 않으면 곤혹스러울 수 있다. 권리분석상 별도의 하자가 없어보이는 이른바 일반적인 부동산 물건의 경우에는 적정 입찰가를 자문하기란 적절치 않아서다. 그래서 경매정보업체에서 제공하는 최근 입찰통계와 부동산 실거래가격에 관한 공개정보를 참고해서 적절한 금액을 본인 스스로 정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자문했다.
실무상으로 경매컨설팅업체가 수수료를 받게 되는 것은 입찰에서 의뢰인이 해당 부동산을 낙찰받았을 때를 조건으로 한다.즉 컨설팅 내지 자문을 통해 해당 부동산을 낙찰받게 될 경우 낙찰금액 내지 감정가의 몇 퍼센트를 자문 수수료로 받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컨설팅업체 입장에서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일단은 낙찰이 선결조건이라는 점 때문에 의뢰인에게 무리한 금액의 입찰을 권유하게 되는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무턱대고 높은 금액을 제시해서 혹여라도 차순위 응찰가보다 현저하게 높은 금액으로 낙찰이 이루어지게 되면 '너무 높은 금액으로 입찰한 것이 아니냐'는 식의 항의를 고객으로부터 받게 되면서 보수받기가 수월치 않게 된다. 그 때문에 높은 금액의 입찰가에 대한 고객 원망도 피하고 수월하게 수수료를 받기 위한 방편을 쓰게 된다. 차순위 들러리를 동원하는 것이다. 이런 유형은 업계의 공공연한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심지어는 들러리가 두세 명씩 동원되기도 한다. 들러리가 한 명일 경우에는 자칫 최고가와 차순위 입찰가만이 다른 입찰가들과 유별나게 차이나는 가격으로 보여 고객의 의심을 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최고가 입찰가로 미리 내정된 금액에 육박하는 들러리를 여러 명 내세워서 '최고의 족집게'라는 찬사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이런 공공연한 관행에도 불구하고 사기성 컨설팅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은데 있다. 들러리를 동원한 이런 컨설팅 행위를 마치 관행으로 생각하고서 아무런 죄책감 없이 서로 다른 타인의 입찰표를 동일한 컨설팅업자가 작성하는 등의 터무니없는 실수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전혀 관계없는 사람인 양 하면서 들러리를 동원하게 되면 이를 밝혀내기란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혼탁한 경매컨설팅업계의 자정을 촉구하면서 아울러 이런 업체들의 눈속임에 너무 쉽게 현혹되는 소비자들의 안일함에 경각심을 당부하고 싶다. 제비 따라 강남 가더라도 거름 지고 장에 가서야 되겠느냐는 말이다.
최광석 로티스합동법률사무소 부동산전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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