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통신은 올해 들어 투자자들이 러시아에 다시 눈 돌리기 시작하면서 지난해 세계에서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인 러시아 루블화(貨)가 안정을 찾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올해 루블의 가치 변동폭은 거래량이 가장 많은 다른 30개국 통화보다 좁아졌다.
러시아 기업 채권 수익은 더 짭짤하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가치가 7.3%나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MSCI 신흥시장 지수에 속한 다른 신흥시장 주가 상승률이 1.7%를 기록했지만 러시아 주식시장 MICEX 지수의 50개 기업 주가는 11.9% 올랐다. 미국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보다 성적이 좋은 것이다.
MICEX에 속한 기업들 가운데 78%는 같은 업종의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주가에서 뒤진다. 하지만 연간 매출 성장률에서는 저만치 앞섰다. 역설적이게도 이는 서방의 경제제재 덕이다. 해외 제품을 구입할 수 없게 된 러시아인들이 자국산 제품ㆍ서비스에 눈 돌리고 있는 것이다.
시가총액이 160억달러(약 18조200억원)에 이르는 러시아 현지 할인 슈퍼마켓 체인 마그닛의 지난 1년 사이 매출 성장률은 31.66%를 기록했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0.87%를 멀찌감치 앞선 것이다.
시베리아 서부에서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시총 228억달러의 노바텍은 성장률이 19.5%에 이르렀다. 다른 글로벌 경쟁사들의 경우 0.76%에 불과하다.
시베리아 서부, 사할린, 러시아 서남부 끝 카프카스, 북극 지방에서 석유를 생산하는 시총 410억달러의 국영 로스네프트는 성장률이 18.26%에 이르렀다. 글로벌 경쟁사들의 경우 0.76%에 불과하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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