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동맹은 다분히 러시아를 겨냥한 것이다. EU는 역내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53%를 외부 수입 물량으로 충당한다. 러시아는 EU 최대 천연가스 공급 국가로 전체 소비량의 23%를 공급한다. 러시아는 때로는 막강한 공급력을 이용해 에너지 자원을 무기화해 유럽에 압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지난해 초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영토 분쟁이 터졌을 때 EU가 러시아에 단결된 대응을 보여주지 못한 이유도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차단하겠다며 으름장을 놓은 때문이었다.
동맹안은 가스 협상에서 EU 집행위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하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집행위는 에너지 동맹안을 통해 EU 각국의 선택권을 늘리고 가스 가격을 낮추고 화석연료 사용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EU 회원국들은 에너지 동맹을 에너지 주권을 집행위에 넘기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향후 동맹안이 최종 타결되기까지는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동맹안은 향후 EU 회원국 정부의 비준과 유럽의회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EU 집행위는 EU 국가간 가스 및 전력 공급망을 연결하면 가계와 기업이 연간 에너지 비용 400억유로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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