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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최저임금 적용 한 달, 해고 대신 '무급휴식'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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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급 휴식시간 1~2시간 늘려 임금인상액 최소화
무늬만 휴식…쉴 곳 없고 각종 민원·택배 시달려
휴식시간 중 노동 근로계약 위반 소지…주민 홍보 등 절실


▲SBS '그것이알고싶다' 경비원과 사모님 편(사진=SBS 캡쳐)

▲SBS '그것이알고싶다' 경비원과 사모님 편(사진=SB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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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새해부터 감시ㆍ단속직(감단직) 근로자들에게도 최저임금이 전면 적용되면서 아파트에서는 해고 대신 '무급 휴식시간'을 연장해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휴식시간에도 택배업무 등 일을 멈출 수 없는 아파트 경비원의 직무 특성상 노동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3일 노동계ㆍ경비업계에 따르면 새해 들어서 우려했던 경비원 대량해고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노원노동복지센터에 따르면 노원구 내 약 3000명의 아파트 경비원 중 현재까지 해고된 사람은 20~30여명이다. 이들도 대부분 최저임금 적용과 무관한 경우가 많았다.

아파트 단지들은 해고 대신 임금인상 요인 최소화를 위해 '무급 휴식시간'을 늘리고 있다. 노원구 중계동의 A아파트 단지에서는 새해 들어 경비원들의 무급 휴식시간을 주ㆍ야 각각 1시간씩 늘려 총 8시간으로 연장했다. 상계동의 B아파트 단지에서도 경비원들의 휴식시간은 1시간30분이 늘어 총 8시간30분까지 확대됐다. 이처럼 무급 휴식시간을 늘린 결과 A아파트 단지의 경우 최저임금이 전면 적용 됐지만 임금인상액은 약 6만원에 그쳤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경비원들의 휴식시간이 늘어난 것이 아니다. 별다른 휴게공간이 없어 경비초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하는 데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과외 업무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노동환경건강연구소가 지난해 아파트 경비원 152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경비원의 63.9%는 '휴식시간에 쉬고 있으면 주민들의 불만이 크다'고 답했다. 휴식시간에 쉬지 못하는 이유로는 84.6%가 '택배ㆍ방문객ㆍ취객 등으로 인한 취침시간 중 기상'이 꼽혔다. 아파트 경비근로자 김모(66)씨는 "무급 휴게시간이 늘었지만 자리는 보전했으니 한 시름은 놓았다"면서도 "말이 휴식시간이지 쏟아지는 택배와 주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으로 쉬는 시간은 얼마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무급 휴식시간 내 노동은 위법소지도 적지 않다. 현행 근로기준법에서 '명시된 근로조건이 사실과 다를 경우 근로자는 근로조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즉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안성식 노원노동복지센터 사무국장은 "근로계약서 위반은 근로기준법을 위배하는 행위"라며 "지자체 등이 나서서 휴식시간과 관련한 문제를 홍보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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