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국회 찾아 '경제활성화14法' 협조 요청

-정홍원 총리 7일 오전 국회 방문해 3개 상임위원장 예방
-법사위·교문위·기재위, 마리나법·관광진흥법·서비스발전법 등 처리 요청
-하지만 野 "가짜 민생법안들, 절대 처리할 수 없어"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장준우 기자] 정홍원 국무총리가 7일 국회를 찾아 상임위원장들에게 법안 처리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12월 임시국회 회기가 오는 14일 끝날 예정인 가운데 경제활성화 법안 30건 중 미처리되고 있는 14건의 법안 통과를 당부하러 간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를 방문해 법제사법위원장,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기획재정위원장을 순차적으로 예방했다. 정 총리가 18개의 국회 상임위 중 법사위ㆍ교문위ㆍ기재위 등 3개 위원장을 따로 만난 것은 계류돼 있는 경제활성화 법안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회에는 정부가 시급히 요청한 30건의 경제활성화 법안 중 14건이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정 총리는 상임위원장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잘 되면 위원장님 공으로 많이 돌리겠다"며 "급하다"고 법안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클라우드 발전법, 마리나항만법, 산재법 등이 많이 남아있다"며 "금년에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실제로 법사위에는 해당 상임위를 통과했음에도 여야의 반발로 3건의 법안이 묶여 있다.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과 마리나항만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야당의 반발로 법사위에서 표류 중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역시 지난해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넘어왔으나 여당 일부의 반대로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교문위에는 학교 앞 호텔 신축을 허용하는 관광진흥법이 심의에 진척 없이 머물러 있다. 기재위에는 정부의 계속되는 처리 요청에도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이 2년 넘게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이들 5건의 법안 모두 30건의 경제할성화 법안에 포함돼 있는 상황이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대통령이나 총리 등 정부 입장은 하고 싶은 구상대로 빨리하고 싶은 소망도 있겠지만, 국회는 우리 사회가 가속페달 밟는 부분도 있지만 브레이크 기능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 총리는 "우려하시는 부분에 대해서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정 총리는 상임위원장들과의 면담 이후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을 만나 해양수산부 장관 시절 세월호 사태 수습에 앞장섰던 노고를 치하하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정 총리의 방문에도 경제활성화 14건의 법안 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총리가 방문한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은 관련 법안을 '가짜 민생 법안'이라고 규정하며 처리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은 "정부와 여당이 고집하고 있는 소위 민생법안의 방향이 아주 틀렸다"며 "선상카지노, 관광호텔, 의료영리화 등으로 경제도 민생도 살릴 수 없다는 게 우리 생각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임시국회가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이상 가짜 민생법안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asiae.co.kr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