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고성과 램프리턴 지시 등 조사
조 전 부사장은 이날 오후 10시30분께 조사를 마치고 취재진들에게 "국토부 조사에 성실히 임했다"면서 "향후 검찰 조사에서도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KBS 9시 뉴스는 '땅콩 회항' 사건 당시 기내에서 쫓겨났던 사무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사무장이 조현아 전 부사장으로부터 폭언은 물론, 폭행까지 당했고 회사 측으로부터 거짓 진술을 강요당했다고 보도했다.
사무장은 인터뷰에서 당시 조현아 부사장이 땅콩을 제공하려 했던 여 승무원을 질책하고 있어 기내 서비스 책임자인 사무장으로서 용서를 구했는데, 조 씨가 심한 욕설을 하면서 서비스 지침서 케이스의 모서리로 자신의 손등을 수차례 찔러 상처까지 났다고 주장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땅콩 회항' 관련 국토부 조사를 위해 김포공항 인근 항공철도조사위원회를 찾았다.
국토부는 이날 조 전 부사장에게 사건 발생 당시 기내에서 고성을 질렀는지와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게이트로 되돌리는 일) 경위, 승무원이 항공기에서 내리게 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조 전 부사장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직접 사과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회항 당시 고성·욕설이 있었다는 지적과 사무장을 내리도록 한 게 기장과 합의 하에 이뤄진 일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또 향후 거취에 대해서는 "모든 대표직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조 전 부사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짧게 답하고 곧바로 조사를 위해 자리를 옮겼다.
앞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도 이날 김포 대한항공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현아의 아비로서 딸 교육을 잘못시킨 제 잘못"이라며 "국민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을 대한항공 등기이사, 계열사 대표이사 등 모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며 "복귀 여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조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뉴욕에서 인천으로 향하던 항공기내에서 마카다미아넛 서비스가 잘못됐다며 이륙 절차에 들어간 항공기를 돌려 책임 사무장을 공항으로 내쫓았다.
이후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 전 부사장은 사표를 제출했다. 국토부는 1차 사고 조사 결과 발표 후 조 전 부사장을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으며 조 전 부사장은 출두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지난 11일 참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