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는 미국 기준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한 반면에 기획재정부는 자본유출은 제한적이라며 파급효과를 적게 내다봤다.
내년 중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발(發) 금리 인상 충격에 휩싸이면 한국의 성장률이 3% 초반대로 주저앉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4.0%, 3.9%로 잡고 있다.
로메인 듀발 IMF 아시아ㆍ태평양 지역경제팀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들어오는 자본은 외부충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금융부문에서 자본유출 가능성이 있고, 실물경제 부문은 대(對) 미국 수출 둔화로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상황에서 일본 경제성장률은 0.86%포인트, 아세안 5개국은 0.85%포인트, 중국은 0.79%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가 0.15%포인트로, 예상 성장률 하락 폭이 가장 낮다. 한국의 하락폭이 가장 크다.
듀발 팀장은 "자본유출이 일어난다면 한국은 원화가 절하되도록 두면서 금융긴축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며 "각국이 어떤 정책을 펼치는가에 따라 미국 금리 인상 여파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달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이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 가능성을 묻자 "한국은 신흥국과 차별화될 것으로 본다"면서 "자본 유출이 발생하더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앞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포시즌스호텔에서 글로벌 금융기관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한국경제설명회(IR)를 연 이후 자리에서도 "미국이 금리를 조기에 인상하더라도 한국에서 급격히 자본이 유출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충분한 외환 보유고, 낮은 단기외채 비중, 경상수지 흑자, 견조한 재정건전성 등을 근거로 들었다. 이어 "미국 양적완화 가능성 제시 이후 한국은 다른 신흥국과 1년 이상 차별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A+, 안정적(Stable)'에서 'A+, 긍정적(Positive)'로 상향 조정한 데 대해 "특별한 일이 없다면 (신용등급이) 곧 상향되지 않을까 한다"고 내다봤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