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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박근혜 대통령 만난 실종자가족 "애들 시신 봐달라"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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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고 19일째인 4일 오후 12시5분께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19일째인 4일 오후 12시5분께 박근혜 대통령이 진도 팽목항을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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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전남)=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이혜영 기자]"내 새끼들 다 죽었잖아요. 오늘 다 꺼내주세요." "기다려라, 기다려라, 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냐."

세월호 침몰사고 19일째인 4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만난 실종자 가족 50여명은 수차례 오열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약 40분에 걸쳐 진행된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수색작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과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애들이 다 죽었다"며 "언제까지 꺼내줄거냐. 오늘 다 꺼내달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소조기 안에 우리애들 다 돌아오게 해야한다"며 "그게 조금이라도 가족들 맘 헤아리는 길"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침몰사고 후 정부의 무능력한 대처에 대한 분노도 쏟아졌다. 한 실종자 가족은 "기다려라, 기다려라, 언제까지 기다리냐"고 질타했다. "대한민국이라 그렇다"는 울음 섞인 고성도 천막밖으로 쏟아졌다. 책임자 처벌과 관련해서는 "죄인이 아니면 왜 서있냐 이자리에"라고 매섭게 쏘아붙였다.
고성은 다시 애원과 통곡으로 바뀌었다. 한 실종자 어머니는 "애들 보면 지금 그런말을 못할 것"이라며 "한번만 보고가라"고 흐느꼈다. 한 학부모는 "대통령도 아버지 잃어봐서 알잖아요"라고 말했다. 이에 천막 바깥쪽에 서 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자식 잃은 마음은 모르지 않냐"고 눈시울을 훔쳤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준으로 아직까지 찾지 못한 실종자 수는 60명. 팽목항 가족대책본부 천막은 30여분전부터 박 대통령을 만나기 위한 실종자 가족들로 가득 찼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대통령 만나봤자 별다를게 있나 싶다"면서도 "질문할 거리를 생각해서 적어왔다"고 쪽지를 내보였다.

박 대통령이 팽목항을 찾은 것을 알면서도 천막을 스쳐 지나가는 가족들이 다수였다. 사고 이후 정부가 보여준 무능력한 대처에 크게 실망한 까닭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이 참사 발생 13일만에 표명한 사과가 유가족을 만난 자리가 아닌 국무회의였다는 점에서 희생자 가족들의 상처는 더 벌어졌다.

지나가던 한 학부모는 "대통령 안봐도 된다"며 "뭐하는거야 대체 이게"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가족도 "가서 뭐해"라고 표정을 구겼다. 그는 "이제 정부에 대한 어떠한 기대도 없다"며 "우리 애만 빨리 찾아달라"고 말했다.

천막 안에서 박 대통령과 대화하던 몇몇 실종자 가족은 30분도 채 안돼 눈물을 흘리며 먼저 나오기도 했다. 일부 실종자 아버지는 천막 밖으로 나와 한숨을 쉬며 연신 담배를 피웠다.

이날 박 대통령은 실종자 가족들과 40분가량 대화한 후 바로 옆에 위치한 시신확인소로 이동했다. 직접 시신을 봐달라는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후 오후 1시께 구조대를 격려하기 위해 떠났다.

한편 단원고 유가족대책위는 지난달 29일 박 대통령이 비공개 국무회의에서 "국민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고 밝힌 것과 관련, 기자회견을 통해 "대통령의 국민은 국무위원들 뿐인가"라며 "희생자와 가족들이 공감하는 사과를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고 반발한 바 있다.



진도(전남)=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진도(전남)=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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