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증시결산-대박주와 쪽박주]③테마주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테마주는 허상과도 같다. 잡힐 듯 하지만 손을 내밀면 잡히지 않는다. 매년 이 허상을 향해 수많은 개미들이 자금을 쏟아 붓는다. 그렇다면 올해 호황을 누린 테마주는 어떤 것들이었고, 내년까지 기세를 이어갈 '현재진행형' 테마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올해를 대표하는 테마주로는 '박근혜 테마주'를 꼽을 수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연초부터 취임이후 최근까지 각종 인맥ㆍ정책 테마주를 양산해 왔다. 특히 박 대통령의 동생 지만씨가 최대주주인 EG는 박근혜 테마주의 대장주격이다. 이 회사는 연초 4만원대로 시작했으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 24일 현재 1만원대로 60% 넘게 급락했다.
이후 박근혜 정책은 창조경제 테마주, 남북 경험주 등으로 이어졌다. 창조경제주에서는 일자리 관련주인 사람인에이치알, 윌비스 등이 반짝 수혜를 봤지만, 끝이 안 좋은 건 같았다. 지난 4월께 2만원을 위협하던 사람인에이치알은 현재 1만1000원대까지 떨어졌고, 동전주에서 지난해 한때 4000원을 돌파했던 윌비스는 24일 1010원을 기록했다.
예상 외의 테마주로 묶여 폭증했다가 단시간에 사그라든 종목들도 있다. 연초 김용준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총리 후보로 지명됐다는 소식에 장애인 복지 테마주가 우르르 급등했지만, 김 지명자가 닷새 만에 전격 사퇴하며 동반 약세를 보였다. 김용준 테마주였던 평화산업은 지난 1월 2000원을 넘어섰지만 현재 고점 대비 42.16% 떨어졌다. 오텍 역시 1만원선에서 5000원대로 43.76% 급락했다.
일부 테마주는 여전히 관심이 높아 내년까지도 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글로벌 시장서 미래형 화폐로 불리는 비트코인이다. 국내서는 제이씨현, 매커스, 한일네트웍스 등이 관련 테마주로 묶여 있는데, 제이씨현과 한일네트웍스는 지난달 각각 48.69%, 12.83% 상승했다. 매커스 역시 올 들어 현재까지 57.48%의 폭등세를 기록 중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규모가 작은 코스닥의 경우 전문적인 꾼들이 가격 조작을 하며 테마주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간 고수익을 좇아 테마주에 투자하기 보다는 중장기적으로 우량주를 선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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