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재계에 따르면 올 연말과 내년 초로 예정된 국내 대기업 인사에서 오너 일가의 승진 인사 규모는 소폭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1~2년간 삼성 등 대다수 그룹의 2ㆍ3세 경영인이 승진했기 때문이다. 또 경제민주화 역풍 우려와 실적 하락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은 연말 인사를 기점으로 경영 일선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그룹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등기이사를 맡지는 않았다. 이 부회장이 내년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 등기이사를 맡을지가 관심사다. 첫째 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도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그룹 부회장은 승진보다는 보직을 추가로 맡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현대제철로 그룹의 철강 사업을 일원화한 만큼 현재의 품질부문 총괄에서 경영전반으로 역할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4대 그룹 밖에서는 한화, 현대중공업 등의 오너 3세 승진 가능성이 높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략마케팅실장이 그룹 임원으로 승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부재로 인사 시기는 불투명하지만 김 실장이 주력사업인 태양광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후계자로서의 보폭을 넓혀가고 있어 임원 승진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부터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서 일하고 있는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인 정기선 수석부장의 임원 승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 부장의 경우 이르면 이달 말 예정돼 있는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상무보로 승진하는 안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오너 일가의 승진 폭이 컸던 데다 재계 분위기도 좋지 않아 오너 3세 승진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대신 사업 개편에 따른 보직 이동 등으로 3세들의 보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