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지명자는 미 상원 은행위원회 인준 청문회를 하루 앞둔 13일(현지시간) 미리 공개한 기조 연설문을 통해 “경제 위기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회복하기 위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그는 “FRB가 과거의 통상적인 통화 정책으로 돌아가기 이전에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할 일이 아직 많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옐런 지명자는 한 발 더 나아가 경기 부양정책이 상당기간 유지될 필요가 있음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그는 “10%대로 치솟았던 실업률이 지난 10월 7.3%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이는 노동시장과 경제 활동 자체가 지닌 잠재력에 비해 훨씬 못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한 경기 회복이 이뤄져야 예전의 일반적인 통화정책으로 복귀할 수 있다”면서 “현재 경기부양 정책이야말로 이 같은 통화정책으로 복귀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지름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금융시장에서 '12월 양적완화 축소 전망'이 새로운 불안요소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성급한 양적완화 축소에 거부감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옐런의 기조 연설문이 나오자마자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2.702%로 떨어지며 안정세를 보였다.
이런 영향력 때문에 시장과 언론은 14일 열리는 미 의회의 옐런 지명자 인준 청문회에 각별한 관심을 보여왔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자에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분명한 메시지 전달'을 주문했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고용과 물가(인플레이션)를 동시에 장악할 수 있는 의지와 식견'이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옐런 지명자는 FRB 부의장 시절 조용했던 모습에서 탈피, 이제 분명한 자신의 목소리로 이 같은 요구에 응답하기 시작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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