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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회 '저승사자'는 2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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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국감 번외편은 이제 시작이에요." 정보·수사기관을 빼곤 이달 초 국회 국정감사가 끝났지만, 중앙부처 산하기관에서 일하는 A씨는 '아직도 국감 중'이다. 국회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에서 요구한 자료가 시쳇말로 한 트럭이라고 했다. A씨는 "자료를 들고 담당자가 찾아가 상세하게 내용 설명을 해야 뒤탈이 없다"면서 "나름 전문성이 있는 조직이라 의원실에 찾아갈 때보다 더 긴장이 된다"고 말했다.

'돈'과 '법'을 논하는 국회 예산정책처와 입법조사처의 힘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중앙부처의 주요 사업을 견제하는건 물론이고 산하기관들의 시어머니 노릇까지 톡톡히 하는 중이다.
예산정책처는 출범 10년을 맞은 중견 조직이다. 2003년 예산정책처법에 근거를 두고 문을 연 이 곳은 재정 관련 문제를 연구해 의정 활동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처음엔 15팀에 92명의 직원을 뒀지만, 매년 몸집이 불어나 16개 과에서 125명이 움직이는 조직으로 확대됐다. 편제는 재정부 예산실과 세제실, 경제정책국에 맞춰 분야별로 세분화돼있다.

2007년 출범한 입법조사처는 국회의 입법 기능을 보완한다. 입법조사처법에 설립 근거를 두고 10팀 65명으로 출발했지만, 출범 5년만인 지난해 14팀에 117명이 일하는 조직으로 컸다. 사실상 법제화될 모든 사업이 연구 대상이어서 예산정책처보다 관장 범위가 넓다.

출범 초 2처(處)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전문성과 정보력을 갖춘 행정부를 상대하기엔 조직 규모나 역량 차가 워낙 컸던 탓이다. 하지만 해를 거듭하며 예산이 늘고, 그에 맞춰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 인력을 충원하면서 어느덧 중앙부처의 맞잡이로 체급을 키웠다.
'함량 미달'이라는 혹평을 받던 보고서도 한결 날카로워졌다. 근례로 이달 5일 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14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56개 중앙행정기관 등의 예산안 가운데 359개 사업에 문제가 있어 정부의 예산안 심사에 허점이 많았다"는 비판이 담겨있다. 재정부는 "논리적 허점이 많다"고 받아쳤지만, 속으론 국회의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딴죽을 거는 근거가 될까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입법조사처도 힘이 세졌다. 호텔 등급제부터 추징제의 문제점까지 입법조사처의 의견에 따라 이해관계가 갈리는 당사자들이 많아서다.

두 처(處)의 성장을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여당 의원실의 한 보좌진은 "비대해진 정부 조직을 견제하려면 전문성을 갖춘 상설 기관이 필요하다"고 말했지만, 정부에선 "종종 명확한 근거도 없이 정부 정책에 딴죽을 걸거나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는 경우가 있어 도리어 국회와의 소통을 어렵게 한다"는 뒷말이 나오기도 한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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