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계에서 민감 품목 보호 범위를 정한 후 2단계에서 세부적인 품목 협상을 진행하는 방식에 서로가 합의했기 때문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농수산물과 일부 제조업 분야 등 민감 품목에 대한 보호 차원에서다.
◆한·중 FTA 3가지 기대효과는
"한ㆍ중 FTA 1단계 협상이 일종의 준비 회담이라면 2단계 협상은 분야별 협상의 실제 내용을 채워가는 사실상의 진짜 협상이다."
오 원장은 한ㆍ중 FTA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효과를 3가지로 정리했다. ▲수출 확대 ▲국내 투자 확대 ▲동아시아 국제 분업 구도에서 우리 경제의 업그레이드 효과가 그것이다.
그는 "관세 철폐의 효과는 25% 전후를 차지하는 최종 제품에서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며 "최종 소비재는 한국 내 부가가치가 높고 우리 경제의 뿌리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의 제품이 많으므로 중국의 최종 소비재 관세 철폐 및 인하는 우리 중소ㆍ중견기업의 대중 수출 확대 기회를 넓혀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이 철폐ㆍ완화되면 굳이 중국에 직접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 등 중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은 주요 글로벌 기업이 우회 진출 기지로 한국을 택한다면 외국인직접투자(FDI) 확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FTA 체결로 무역과 투자 여건이 개선되면 기존의 중간재 및 가공제품 위주의 단순 분업 구조가 각국의 진정한 산업경쟁력을 바탕으로 특화 분업 구조로 재편될 것"이라며 "새로운 여건에서 한국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연구ㆍ개발(R&D), 브랜드 개발 및 마케팅 센터로 거듭날 수 있게 된다"고 전했다.
중국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한반도 역외가공 인정을 통한 북한의 개방 유도는 중국 내 생산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리 중소기업에 좋은 기회가 될 뿐 아니라 지역 정세의 안정과 평화에도 기여를 할 것이란 견해도 덧붙였다.
◆2단계 협상 준비 치밀하게, FTA 활용도 중요
한·중 FTA 1단계 협상에서 한반도 역외가공 지역 이슈, 비관세 장벽, 원산지 및 통관 분야를 협상 대상에 포함하기로 합의한 만큼 2단계 협상에서는 '넓고 포괄적인 FTA'를 지향해야 한다는 것이 오 원장의 시각이다.
우리 기업의 중국 내수시장 진입이 보다 쉬워지는 데다 양국을 오가며 최적의 생산과 판매 네트워크, 즉 '생산의 가치사슬'을 만들어 가도록 해 주기 위해서다.
그는 다만 "개방에 앞서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은 농산품 등 우려가 예상되는 분야에 대한 보호"라며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피해 가능성까지 충분히 고려해 2단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중 FTA에서 원산지 활용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로는 우리 수출품의 중국 판매에 필요한 '인증·허가·심사' 장치를 마련하고 활용하는 일을 꼽았다. 또 "피해 예상 업종 내에도 대중국 수출 유망 분야는 있기 마련"이라며 "한·중 FTA가 신선우유, 기호식품, 유아용식품 등 웰빙형 가공식품의 중국 수출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제조업 분야의 경우 일방적인 보호보다는 한·중 FTA를 구조 개선의 기회로 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한·중 FTA를 계기로 한국을 R&D, 디자인,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 마케팅 중심지로 특화 육성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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