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 렉스턴W·코란도 판매 비중 뛰어
-오토보다 높은 연비·저렴한 가격 매력
-급발진 없고 이산화탄소 배출도 적어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불편하고 어렵다는 단점으로 인해 국내에서 오토(자동변속)차량에 밀려났던 수동변속, 이른바 스틱 차량이 재조명 받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상대적으로 적어 최근 업계의 화두인 친환경에도 부합한다는 평가다.
국내 완성차업체 중 수동변속차량 마케팅에 가장 앞장 선 곳은 쌍용자동차다. 쌍용차는 지난달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렉스턴W의 수동변속 모델인 마니아 모델을 출시하며 전 SUV 차종에 수동변속 라인업을 갖췄다.
올 들어 7월까지 누적 수동변속모델 비율은 17.6%에 달한다. 코란도스포츠 역시 지난해 마니아모델 출시 전만해도 1.8% 수준에 그쳤던 수동변속모델 비중이 올해 1~7월 누적 기준 8.3%까지 치솟았다.
특히 쌍용차는 아웃도어 마케팅 브랜드인 '쌍용 어드벤처: 익사이팅 RPM'을 통해 수동변속모델의 장점도 적극 알리고 있다.
스틱모델은 저가, 구형,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는 고객들이 수동변속모델의 장점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드라이빙 스쿨 등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지난 7~8일 강원도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가족 고객 60팀(1팀 4인 기준)을 초청해 개최한 '2013 익사이팅 드라이빙 스쿨'이 일례다.
쌍용차 관계자는 "수동변속차량은 의외로 작동이 쉬운데다, 친환경 차량이고 연비도 좋다는 강점이 있다"며 "운전하는 재미, 손맛을 중시하는 수동변속모델 마니아들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에서도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의 인기가 꾸준하다. 전체 중 수동변속모델 비중이 제네시스 쿠페는 20%, 벨로스터 터보는 10%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운전의 재미를 중시하는 차종일수록 수동변속모델의 인기가 높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엑센트, 아반떼, 벨로스터, 쏘나타, 투싼ix, 모닝, 프라이드, K3, 쏘울, 카니발R 등 대다수의 차종에 수동변속모델을 함께 판매 중이다.
한국GM은 스파크, 아베오, 크루즈 디젤 모델에 수동변속기를 적용했다. 특히 스파크의 수동모델 판매량은 올 들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수동변속모델은 자동변속모델 대비 10% 이상 연비가 뛰어나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최근 페이스리프트 한 뉴 코란도C의 수동변속모델의 경우 동급 유일 1등급의 연비(2WD 기준)인 17.2km/ℓ를 자랑한다. 현대차 벨로스터 터보(1.6 GDi 기준)의 경우, 수동변속모델은 복합 기준 연비가 12.6km/ℓ로 자동변속모델(11.8km/ℓ)보다 연비가 높다. 현대차 엑센트(1.4VVT 기준) 또한 수동변속(15.0km/ℓ)이 자동변속(13.3km/ℓ)보다 높은 연비를 자랑한다.
이는 자동변속기가 엔진에서 발생한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오일을 통해 동력손실이 불가피한데 반해, 수동변속기는 엔진 동력이 바로 기어를 통해 전달돼 동력손실이 적기 때문이다.
판매 가격 또한 자동변속모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동변속모델이 저렴한 편이다.수동변속모델의 또 다른 강점은 이른바 손맛이 다르다는 것이다. 운전자 스스로 변속을 하고 기어를 택하기 때문에 통제도 쉽다.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이들이 수동변속모델을 선호하는 까닭이다.
아울러 운전 시 집중도가 높고 졸음운전을 막아준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급발진 사고 역시 수동변속모델 차량에서 발생한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상대적으로 적어 환경 친화적이라는 평가"라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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