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온통 패턴으로 꾸며진 세상. 나무와 회전 관람차, 고층빌딩, 에어벌룬, 풀들. 패턴의 숲이자 도시다. 직선과 곡선, 자잘한 동그라미로 빽빽하게 채워진 패턴들은 견고한 건축물, 또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와 같다.
이미나 작가의 '패턴-자연과 기계'展이 오는 11일부터 17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경인미술관 아틀리에에서 열린다. 이번 패턴 시리즈는 작가가 전시제목이 이야기하듯, 인간의 힘이 더해지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는 '자연'과 인간이 살아가며 만들어낸 '기계'를 모티브로 자연물과 인공물들의 어우러짐을 패턴을 통해 재해석하고자 한 작품들이다.
작가는 캔버스 속에 그려진 복잡한 패턴들을 확장해 큰 그림으로 작품화했다. 억지로 짜낸 생각에 의해 만들어진 패턴을 배제하고, 펜을 잡은 손의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패턴들을 그려나갔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이 작가는 왜 '패턴'에 꽂히게 된 것일까? 사실 패턴이란 선사시대 벽화에서부터 시작돼 미(美)를 보충하는 장식적 목적으로부터 생긴 것이다. 내적 본성보다 가공적 가상과 외적 부가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 패턴은 창조적인 산물로, 각 지역의 독특한 생활양식에 따라 예술의 모티브가 돼 왔다. 또한 패턴은 디자인의 구성요소이자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공유되고 발전된 예술 자산이다. 작가는 "이런 패턴을 그림의 보조적인 역할이 아닌 작품의 주제로 삼고자 했다"며 "나 자신의 경험에 의한 느낌들을 반무의식적인 패턴이라는 표현방법을 이용해 새롭게 재창조하고자 했다"고 술회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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