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10년, 중소 생보사 최대 수혜…보험-은행 '25% 룰' 밥그릇 싸움
2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의 금융권별 방카 초회보험료 기준 판매 실적은 총 23조6026억원이다. 초회보험료는 보험 계약 후 최초로 납부하는 보험료를 뜻한다.
방카 판매에서는 생명보험 상품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과 증권사, 저축은행 등 다른 금융권에서 판매한 생명보험사의 상품은 20조9185억원을 기록했다. 손해보험사 상품이 2조6841억원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10배에 달한다.
은행 등 다른 금융업종의 판매채널을 이용해 상품을 판매하는 방카는 지난달 30일 도입된지 만 10년을 맞았다. 금융업종간 경쟁촉진과 금융소비자의 편의성를 높이기 위해 2003년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저축성 보험과 신용 보험을 시작으로 2005년과 2006년에 제3보험 상품까지 판매 허용범위를 확대했다.
방카 제도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곳들은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다. 이들 보험사는 이 제도가 시행되기 직전까지 시장점유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2003년 이후 매년 상승해 2007년부터는 20%를 웃돌았다. 지난해에는 33.9%를 차지했다.
방카 도입 10년이 지나면서 시장은 커졌지만 은행과 보험업계간 이해가 갈리는 보험사별 판매비율 제한 등에 대한 쟁점은 여전히 남아있다. 한 은행에서 특정 보험사 상품 판매 비중을 25% 이내로 제한하는 '25% 룰'과 '보장성 보험 및 자동차 보험 판매 제한', '은행 점포별 모집인 수 2인 제한' 등이 대표적이다.
양측은 직접적으로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표면화될 수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25% 룰의 경우 폐지하거나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일선 점포의 방카 판매 인원을 제한하는 규정도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보험 계열사 몰아주기를 미리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25% 룰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며 "25% 룰을 완화할 경우 은행이 보험사로부터 받는 수수료 인상으로 피해가 고객에게 전가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