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부분파업에 돌입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의 올해 정상 근무일수가 1년의 절반을 약간 웃돌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의 경우, 2000년대 들어 가장 임단협 파업이 길었던 해는 2003년 33일이며, 노조 설립 후 지난해까지 누적 파업일수는 382일에 달한다. 이는 임단협과 관련된 파업일수만 계산한 것으로 하청노조(비정규직), 대의원에 의한 라인 점거, 정치파업 등 불법라인중단은 포함되지 않았다. 포함 시 정상 근무일수는 훨씬 줄어든다.
현대ㆍ기아차는 연중 100일에 달하는 주말 외에도 단협에 명시된 유급휴일인 식목일, 제헌절, 삼일절, 광복절, 개천절, 노동절, 석가탄신일, 현충일, 성탄절 등에 라인을 멈춘다. 신정과 설날, 추석은 물론이고 회사 창립기념일과 노조 창립기념일도 쉰다. 매년 5일인 여름휴가도 라인으로 돌아가는 자동차공장 특성상 전체가 한번에 사용하고 있다.
올해 현대·기아차의 하투는 9월 노조 집행부의 선거와 맞물려 역대 최대 생산차질을 기록했던 전년에 달하는 파상공세가 예상되고 있다. 전일 부분파업에 돌입한 현대차 의 경우, 하루 동안 자동차 2106대를 생산하지 못해 435억원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이틀째인 이날도 비슷한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 기아 는 이날 조별 2시간, 총 4시간 부분파업을 개시했다. 하루 생산차질은 1500대 선으로 추산된다.
현대·기아차 노조는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오는 22일은 정상 조업기로 했다. 이어 23일에 그룹사 노조 수석단 회의를 열어 함께 파업 수위와 일정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노조는 기본급 13만498원 인상과 함께 정년 연장, 사내아래도급의 정규직화, 상여금 800%(현 750%), 전년도 순수익의 30%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사측은 "180개 조항에 이르는 방대한 노조 요구안에 대해 제대로 의견접근을 보기도 전에 파업에 돌입한 것은 매우 유감이며, 협상에 임하는 노조의 진정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심도 깊은 논의가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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