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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그먼, 표절 폭로자를 당황하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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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파머 교수 주장에 “논문 읽은 적 없다”며 글쓰기 강연

[아시아경제 백우진 기자]“폴 그루그먼 교수께서는 내 최근 논문 중 일부를 읽었을 수도 있고 읽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내가 쓴 내용이 하루나 이틀 뒤에 당신 칼럼 주제로 반영되는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당신은 내 논문 내용을 알고 있었으리라고 본다.”

로저 파머 미국 UCLA대학 경제학 교수가 8월 13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인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에게 보낸 공개서한의 일부다.
파머 교수는 8월 자신이 써 전미경제연구소(NBER)에서 낸 이론을 크루그먼 교수가 활용하면서도 출처를 적절히 밝히지 않았다고 예를 들었다.

이에 대해 크루그먼 교수는 18일 자신의 블로그에 표절한 적이 없다고 밝혔는데, 그는 그 이유를 특유의 독설로 풀어놓았다.

크루그먼 교수는 “나는 전에 몇 차례 파머 교수의 논문을 읽으려고 했지만 이해하기 까다로워 포기했다”며 “결국 나는 파머 교수의 글을 하나도 읽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얘기를 나눈 몇몇 다른 경제학자들도 파머 교수가 쓴 내용에 대해 똑같은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말하자면 표절하기에는 파머 교수의 논문이 너무 어려웠다는 것인데, 물론 이 말은 칭찬이 아니다. 크루그먼 교수는 글쓰는 방법에 대한 지상 강연을 펼친다.

그는 “당신이 힘 있는 자리에 있는 인물이어서 사람들이 당신이 무엇을 할지 실마리를 찾고 있는 게 아니라면, 아무도 당신이 쓴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경제학자를 포함한 모든 필자는 글을 쓰기에 앞서서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독자를 끌어들일 선전문구나 빠트릴 함정을 글에 배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파머 교수의 논문을 흥미로운 예고편을 보여주지 않은 채 2시간짜리 영화를 바로 보여주는 것에 비유했다. 이이 “나를 포함해 경제학자 대다수는 읽을 동기를 유발하는 사례와 단순하고 효과적인 요약 등이 제시되지 않으면 까다로운 글의 퍼즐을 푸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크루그먼 교수의 글쓰기 강의에 대해 파머 교수는 아직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백우진 기자 cobalt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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