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앙은행인 인도준비은행(RBI)에 따르면, 달러화에 대한 루피화 가치는 16일 1달러당 62.00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벤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양적완화 축소를 처음 언급한 5월 이후 대규모 자본이 인도를 이탈하면서 루피화가치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인도 통화당국은 달러를 시장에 팔면서 루피화 유지를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역부족이었다.
이에 따라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빠른 속도로 소진됐다. 지난해 말 2965억7800만 달러였던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9일 현재 2786억 170만 달러로 179억7700만 달러가 줄었다. 인도의 외환보유고는 5월 말까지 2878억9700만 달러로 감소하고 시장개입이 강화된 이후인 6월 말 2846억4400만 달러, 7월 말 2801억6200만 달러로 금갑했다.
7월 중에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과 채권을 팔고 나가면서 한꺼번에 30억 달러가 유출되자 시장에 대규모 보유고를 풀어야 했다. 그렇지만 루피가 5월 말 이후 석달 사이에 달러화에 대해 13%가 평가절하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그러나 금수입 관세인상과 기업 순자산의 100%로 해외투자한도 설정 등 외화유출 억제조치 등에도 경상수지 적자와 루피약세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루피가 65루피를 넘어 70루피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섣부른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유고로 루피하락을 막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