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사 100곳 중 22개사 '고위험'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국내 매출액 상위 해운사 100곳 중 22개사가 '고위험' 상태인 것으로 평가됐다.

19일 예금보험공사가 최근 매출액 상위 100대 해운사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를 시행,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100곳 중 22개사가 '고위험' 상태인 것으로 평가됐다.

STX팬오션과 동건해운 등 22곳은 부채비율, 이자보상배율, 영업이익률, 유동부채, 차입금 의존도, 현금성 자산비중, 영업현금 흐름 등 8가지 지표 중 4개 이상이 2008년 이후 부실화한 해운사들의 평균치를 넘어서는 '고위험' 상태로 분류됐다.

이들 해운사의 대출규모는 2조600억원으로, 권역별로는 은행이 1조1800억원,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 3000억원, 보험 1000억원 등이다.

STX팬오션처럼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 중인 4개 해운사의 여신 8329억원은 이미 고정 이하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나머지 18개 해운사에 대한 여신 1조2300억원은 정상 또는 요주의로 분류돼있다.

이들 해운사의 부실이 가속화돼 대출이 고정 이하가 되면 은행권은 대손충담금과 대손준비금으로 최소 1486억원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 금융사들의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1.97%에서 2.05%로 0.08% 포인트나 급증하게 된다.

단기간 내 국내 해운사의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금융감독당국은 해운 등 취약업종에 대한 채권단의 수시 재무평가를 통해 신속한 구조 조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해운, 조선, 건설 등 취약업종의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은행들이 기업 신용위험 평가시 업종별 특성과 위험 등을 고려해 세부평가 대상기업의 선정기준을 차등화하도록 지도할 예정이다.

지난달 채권단은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를 통해 40개사를 구조조정대상 기업으로 선정했으며 조선·해운 3개사가 포함됐다.

금융권은 11월 발표될 중소기업 구조조정 대상에도 해운사가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