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근원적 경쟁력 확보해야 새로운 강자된다"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지난 1996년 국내 최고 (最古) 기업인 두산그룹은 설립 100년을 맞아 생존의 기로에 섰다. 1990년대 들어 호황기를 맞아 무분별하게 투자를 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처하게 된 것이다. 부채비율만 따지면 30대그룹중 26위였다. 당시 그룹을 이끌던 박용성 회장은 그룹의 얼굴이자 주력기업인 OB맥주 매각을 결정했다. 이 카드로 두산은 위기를 넘겼다. 다음해 외환위기가 터져 30대 그룹 중 18개가 쓰러졌지만 두산은 건재했다. 박 회장이 73년을 살면서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결단으로 손꼽는 이유다.

그로 부터 17년이 지난 1일로 창립 117주년을 맞은 두산은 전혀 다른 기업으로 변모했다. 소비재 기업에서 중공업 그룹으로 변신하면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박용만 두산 그룹 회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회장은 "버티고 살아남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며"저성장기에 어떻게 준비를 했는가에 따라 회복기에 시작될 새로운 경쟁의 질서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이어 "힘든 시기에도 위기 이후를 꾸준히 준비한 기업은 새로운 강자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며"바로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해온 기업이 경쟁을 주도하는 시기가 온다"고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회장 취임후 제시한 두산웨이와 관련해 "두산웨이 아래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며"구체적인 실행방안과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짧게는 2~3년, 길면 4~5년 동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명 강력해진 두산으로 회복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지난 1996년 위기를 떠올리며 "당시 100세 생일을 맞는 준비를 하며, 한편으로는 다음 100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며"창업을 출발선에 놓고 치열한 고민끝에 변화를 결정, 과감한 변신을 이끌어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의 고통과 경험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다"며"미래는 늘 오늘이 새로운 창업이라는 생각에서부터 그려진다"고 덧붙였다.
박 회장의 말 처럼 '끊임없는 변화, 원칙 있는 환경적응'이 국내 최장수 기업 두산의 성장 동력이자 핵심 DNA이라고 할 수 있다. 두산의 117년 역사를 연 이는 박승직 창업주이다. 그는 1864년 경기도 광주에서 태어나 보부상으로 활동하다 1896년 서울 배오개 시장(지금의 종로 4가)에서 '박승직 상점'을 열었다. 박승직 상점이 두산의 모태이다.

1946년 박승직 창업주의 장남인 고 박두병 초대 회장이 박승직 상점을 두산상회(현 두산글로넷)로 바꿈으로써 두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후 두산은 동양맥주, 두산산업, 동산토건(현 두산건설), 한양식품 등을 설립하면서 소비재 산업, 무역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창업 100주년을 맞았던 1996년 두산은 소비재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고, 한국네슬레ㆍ한국3Mㆍ한국코닥 지분은 물론 OB맥주 영등포 공장을 매각했다. 이어 1997년에 음료사업을, 1998년에는 주력사업인 OB맥주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도 매각했다.

이어 두산은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두산이 새롭게 눈을 돌린 분야는 인프라 지원사업(ISB)이었다. 세계시장 규모가 연간 수천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인수 후 고려산업개발(2003년ㆍ두산건설), 대우종합기계(2005년ㆍ두산인프라코어)등을 인수하며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했다. 또 담수설비(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발전소 보일러(두산밥콕), 터빈 원천기술 (스코다파워) ,친환경 엔진(미국 CTI사), 소형 건설장비(밥캣) 등 원천기술을 확보한 외국 회사들도 인수했다.

1998년 3조3000억원이던 두산그룹 매출은 지난해 2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방문증 대신 주차위반 스티커 붙였다"…입주민이 경비원 폭행 전치 4주 축구판에 들어온 아이돌 문화…손흥민·이강인 팬들 자리 찜 논란 식물원 아닙니다…축하 화분으로 가득 찬 국회

    #국내이슈

  • 머스크 끌어안던 악동 유튜버, 유럽서 '금배지' 달았다 휴가갔다 실종된 '간헐적 단식' 창시자, 결국 숨진채 발견 100세 된 '디데이' 참전용사, 96살 신부와 결혼…"전쟁 종식을 위하여"

    #해외이슈

  • [포토] 조국혁신당 창당 100일 기념식 [포토] '더위엔 역시 나무 그늘이지' [포토] 6월인데 도로는 벌써 '이글이글'

    #포토PICK

  • 경차 모닝도 GT라인 추가…연식변경 출시 기아, 美서 텔루라이드 46만대 리콜…"시트모터 화재 우려" 베일 벗은 지프 전기차…왜고니어S 첫 공개

    #CAR라이프

  • [뉴스속 그곳]세계문화유산 등재 노리는 日 '사도광산' [뉴스속 인물]"정치는 우리 역할 아니다" 美·中 사이에 낀 ASML 신임 수장 [뉴스속 용어]고국 온 백제의 미소, ‘금동관음보살 입상’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