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부터 17년이 지난 1일로 창립 117주년을 맞은 두산은 전혀 다른 기업으로 변모했다. 소비재 기업에서 중공업 그룹으로 변신하면서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박용만 두산 그룹 회장은 이날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지난해 회장 취임후 제시한 두산웨이와 관련해 "두산웨이 아래 근원적 경쟁력 강화를 추진했다"며"구체적인 실행방안과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짧게는 2~3년, 길면 4~5년 동안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분명 강력해진 두산으로 회복기를 맞이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지난 1996년 위기를 떠올리며 "당시 100세 생일을 맞는 준비를 하며, 한편으로는 다음 100년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를 생각했다"며"창업을 출발선에 놓고 치열한 고민끝에 변화를 결정, 과감한 변신을 이끌어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때의 고통과 경험은 우리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다"며"미래는 늘 오늘이 새로운 창업이라는 생각에서부터 그려진다"고 덧붙였다.
1946년 박승직 창업주의 장남인 고 박두병 초대 회장이 박승직 상점을 두산상회(현 두산글로넷)로 바꿈으로써 두산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후 두산은 동양맥주, 두산산업, 동산토건(현 두산건설), 한양식품 등을 설립하면서 소비재 산업, 무역업, 건설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창업 100주년을 맞았던 1996년 두산은 소비재 위주의 사업포트폴리오를 재구성 하고, 한국네슬레ㆍ한국3Mㆍ한국코닥 지분은 물론 OB맥주 영등포 공장을 매각했다. 이어 1997년에 음료사업을, 1998년에는 주력사업인 OB맥주와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도 매각했다.
이어 두산은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찾아 나섰다. 두산이 새롭게 눈을 돌린 분야는 인프라 지원사업(ISB)이었다. 세계시장 규모가 연간 수천조원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인수 후 고려산업개발(2003년ㆍ두산건설), 대우종합기계(2005년ㆍ두산인프라코어)등을 인수하며 중공업 그룹으로 도약했다. 또 담수설비(두산하이드로테크놀러지),발전소 보일러(두산밥콕), 터빈 원천기술 (스코다파워) ,친환경 엔진(미국 CTI사), 소형 건설장비(밥캣) 등 원천기술을 확보한 외국 회사들도 인수했다.
1998년 3조3000억원이던 두산그룹 매출은 지난해 25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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