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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光유전학, 뇌 속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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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에서 최근 가장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뇌'다. 이를 반영하듯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의 뇌 분야에 대한 연구 투자 역시 활발하다. 미국의 경우 지난 4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인간의 뇌세포와 회로에 대한 비밀을 밝혀낼 초대형 뇌연구 프로젝트 계획을 발표했다. 'BRAIN프로젝트'로 명명된 이 과제는 2014년 예산만 무려 1억달러에 달하며, 이는 과거 인간 DNA 유전자 지도를 밝히기 위해 시작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와 유사한 규모다. 이제 시작된 브레인 프로젝트는 알츠하이머와 자폐증, 간질 등 뇌와 관련한 난치병 치료제나 치료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된다.

유럽연합(EU)에서는 연구개발사업의 통합운영 제도인 FP7을 통해 뇌신경과학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는 2009년 기준 연간 300억엔 정도가 뇌 분야 연구에 투자되고 있다. 이러한 나라들에 비해 우리나라에서의 뇌연구 투자 규모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평가된다. 2009년 기준으로 총 610억원을 뇌과학 연구에 투자했는데 이는 미국의 164분의 1, 일본의 17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국내 뇌과학 연구 환경과 전망은 긍정적이다. 최근 발표된 '제3차 과학기술기본계획'에서 정부는 2017년까지 과학기술 연구개발 예산으로 총 92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 중 뇌과학 분야도 기초과학 부문으로 중점 지원 대상이 돼 보다 활발한 연구활동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뇌과학에 대한 사회적인 붐이 일어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로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웰빙(well-being)'과 '웰다잉(well-dying)'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치매 등 신경질환과 같은 뇌질환 문제 해결에 관심이 높아진 것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로 산업 부문의 파급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구글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검색 알고리즘 개념은 뇌과학의 인지과학에서 비롯됐고, IT 가 정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처리하느냐의 문제도 뇌의 인지 메커니즘을 이해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필자가 몸담고 있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원한 세계 수준의 연구센터 사업을 통해 뇌의 비밀을 밝혀 줄 광유전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비교적 근래에 각광받고 있는 광유전학은 밤하늘의 별빛이 별의 위치, 온도, 주변 다른 별들의 존재 여부를 알려주듯 생명체의 몸속을 들여다보는 데도 빛을 이용하려는 시도다. 빛 자극의 파장에 따라 각각 다른 신경세포가 반응하기 때문에 이 성질을 이용해 특정 파장의 빛으로 신경세포 활동을 조절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해 광유전적 유전자생쥐를 제작해 뇌의 회로를 분석하는 데 용이하게 만들었고, 신경망 맵핑 기술에 활용하여 뇌지도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현재까지 광유전학은 기초ㆍ원천 분야의 뇌의 기능을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지만 종국에는 기능이 저하된 근육 능력의 복구, 신경세포 손상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중풍, 척추 손상 등의 환자에도 이용될 수 있으며, 시력장애인들의 시력 회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에 진행된 인간 게놈 프로젝트의 경우 15년 계획으로 진행된 반면 미국 뇌연구 프로젝트의 완료기간은 아직 확실치 않다.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뇌연구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뇌연구 분야는 그 성과에 따라 인류에게 긍정적인 효과와 파급력이 큰 분야다. 우리가 지금도 세계 유수의 연구기관들과 경쟁하며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다. 국내 뇌과학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욱 시급하고도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창준 KIST 신경과학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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