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전주혜)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조 전 청장 측 변호인은 “이 전 중수부장을 증인으로 불러 당시 수사 내용을 물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2009년 노 전 대통령의 차명계좌 관련 수사를 지휘했던 인물로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전 중수부장은 책임자로서 2009년 당시 진행되던 수사를 중단한 사람이다. 피고인과 통화 몇 번 했다는 이유로 법정에 나와 당시 상황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으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 전 청장의 ‘법정 굴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 전 청장 측은 지난 9일 공판에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차명계좌를 새롭게 거론하며 노 전 대통령의 또 다른 차명계좌가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전 청장 측은 이를 포함해 2009년 검찰 압수수색 수사 대상자들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을 두 차례 신청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재판의 범위를 벗어나고 영장을 재집행하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조 전 청장에 대한 다음 공판은 다음달 27일 10시에 열린다. 이르면 결심공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청장은 서울지방경찰청장 재직 중이던 2010년 3월 경찰 내부 강연 중에 “노 전 대통령이 무엇 때문에 사망했나. 뛰어내리기 전날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되지 않았느냐”고 발언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1심에서 징역 10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으나 방어권 보장 등을 이유로 8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양성희 기자 s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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