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초기 중국은 외부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구 개발을 점진적으로 확장했다. 이를 '점-선-면 개방'이라 한다. 1979년 8월에 선전, 주하이, 산터우, 샤먼 지역을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투자기업에 세금 감면, 토지 양도 등 다른 지역에서는 상상도 못할 특혜를 주었다. 네 개 경제특구가 큰 성과를 거두자 1984년에는 동부 지역의 해안선 1만8000㎞를 따라 위치한 14개 도시를 개방했다. 북쪽 랴오닝성 다롄에서 남쪽 광시자치구 베이하이까지 쭉 이어졌다.
중국의 특구 개발은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인구 3만명에도 못 미쳤던 선전은 1000만명을 넘는 대도시로 발전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도 2만달러를 넘어섰다. 1984~2003년 14개 개방도시의 연평균 GDP 증가율은 12% 이상을 기록했다(중국 전체는 10% 미만). 1990년대 상하이 푸둥 개발은 성공 신화를 새로 썼고 베이징, 톈진 등 보하이 만 지역은 2000년대 비약적인 발전을 했다.
현재 중국 곳곳에는 국가급, 성급, 현ㆍ시급 등 등급별 특구가 경제특구와 개발구라는 이름으로 개발되고 있다. 개발구는 경제기술개발구, 보세구 등 목적에 따라 다양하다.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도 기존의 보세구를 묶은 것이다. 와이가오차오 보세구는 1990년, 양산 보세항구는 2005년, 푸둥공항 종합보세구는 2010년에 특구로 지정되었다.
중국의 특구 개발 경험은 북한의 경제특구 활성화에도 시사하는 점이 많다. 중국 전문가들은 중국이 참여하는 나선특구와 황금평ㆍ위화도 특구 개발이 성공해야 북한 기타 지역의 개방도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특구는 정세 변화와 관계없이 국제기준에 따라 개발돼야 성공한다고 강조한다. 개성공단도 마찬가지로 국제화로 나가고 국제기준에 맞게 운영돼야 성공할 수 있으며 또 이러한 성공 경험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어야 북한도 경제발전에 필요한 재원과 기술을 외부로부터 얻을 수 있다.
김창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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