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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요란한 빈수레, 黨政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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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인원 기자]국회를 첫 출입한 새내기 기자 입장에선 임시 국회 내내 가장 흥미로웠던 것이 국회의사당 3층 귀빈식당의 조찬 간담회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열리는 새누리당과 정부 간의 당정협의 풍경은 국회 출입 기자에겐 신선했다. 때론 의사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당정협의가 열리다보니 아침 7시 반부터 샌드위치를 입에 문 국회의원들이 각 부처 공무원들의 보고를 듣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정협의의 내용에 대해선 유감이 많다. 집권여당이 당정 간 소통을 강조하면서 어느 때보다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지만 '당정협의'가 의미 있는 결과를 냈느냐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지난 1일 오전 8시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래창조과학부와의 당정협의. 논의가 시작되기 전 새누리당 제 6 정책조정위원회 위원장인 김희정 의원은 "정부가 당정협의를 하나의 통과의례로 생각하는 인식을 버려야한다"며 "정부가 사실상 다 결정을 해놓고 당에 보고하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일침을 놓았다. 당정협의가 국민들의 목소리를 가까이에서 듣는 국회와 당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되는 자리로 바뀌어야한다는 의미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당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책임이 없을까. 사석에서 만난 한 보좌관은 "정부가 입장을 보고하는 수준에 그치는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국회가 구체적인 사안을 가지고 당정협의에서 논의해야 발전적인 자리가 되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 주파수 할당 문제를 놓고 철통보안 당정협의를 했지만 "사실상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국회의원이 드물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만 봐도 국희의원이 전문성과 내공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7~8월에도 현안이 생기면 언제든 당정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8일에도 해양수산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당정협의가 연달아 열렸다. 지도부의 뜻에 따라 당분간 지속적으로 당정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의원들은 공무원에게 윽박지르는 것으로 만족하고, 공무원들도 그저 통과의례라고만 생각해서야 '당정협의'의 본뜻은 퇴색할 것이 틀림없다.


김인원 기자 holein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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