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섭취가 위암을 예방한다

한국인 대규모 유전체 코호트 연구

-콩·두부 섭취빈도 높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 감소
-된장찌개 등 짠 음식은 오히려 위암 발생 위험 증가시킬 수도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콩을 많이 섭취하면 위암을 직접 예방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근영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팀과 고광필 가천의대 교수는 지난 1993~2008년까지 함안·충주 등 4개 지역의 암에 걸리지 않은 건강한 주민 9724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조사를 한 결과, 콩의 위암 예방효과를 확인했다고 8일 밝혔다.

교수팀은 이들 9724명에 대해 식이습관에 대한 설문조사와 혈액 검사를 실시했고 이후 암 발생을 확인해 이들 식이습관이 위함 발생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는지 비교했다. 식이섭취 빈도 설문지에는 채소, 과일, 콩·두부, 된장찌개, 버섯, 유제품, 생선, 커피 등 각 식품의 섭취 빈도를 ▲거의 먹지 않는 사람 ▲한 달에 1~4번 먹는 사람 ▲일주일에 1~4번 먹는 사람 ▲매일 먹는 사람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새로운 위암 환자 166명이 발생했다. 세부적으로는 콩·두부를 거의 섭취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일주일에 1~4번 먹는 사람 또는 매일 먹는 사람은 위암 발생 위험이 32~43% 감소했다. 같은 콩 음식이나 소금이 함유돼 있는 된장찌개의 경우 위암 예방효과는 보이지 않았다. 또 거의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매일 먹는 사람의 경우 위암 발생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유근영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3년 전 발표한 콩 섭취에 따른 이소플라본 혈중 농도가 높은 사람에서 위암 발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결과와 일관된 결과를 재확인했다"면서 "콩 섭취가 위암 위험을 막고 위를 보호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콩의 조리방식에 따라 염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콩 식품은 오히려 염분의 발암 효과 때문에 위암 위험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광필 교수는 "콩 음식에 함유된 제니스테인(Genistein)은 세포의 증식과 혈관 신생을 억제하고 세포의 자가사멸을 증가시켜 위암의 발현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소(miso)를 포함하고 있는 음식이 위암을 억제하거나 제니스테인이 위암의 중요한 위험요인인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성장을 직접 억제해 위암 발생을 예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국제적인 저명학술지(Journal of Epidemiology) 최근호에 실렸다.

박혜정 기자 par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