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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한' KDI "경인아라뱃길 실패는 대외여건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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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구차한 변명…용역보고서 부실 사실상 인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1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008년 발표한 경인아라뱃길 타당성 용역 보고서의 오류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대외적인 여건 변화때문으로 우리 잘못은 없다"는 게 요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엉터리 용역임을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당시 책임연구원이었던 KDI 박 모 공공투자관리센터 소장은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당시 보고서에서 예측했던 것보다 물류는 10분의 1, 여객은 4분의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 상황에 대해 "대외적인 여건 변화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박 소장은 "아라뱃길 항만시설을 건설한 것은 인천항계 전체 물동량이 기존 시설의 처리능력을 초과할 것이라는 것을 전제로 했다"며 "글로벌 경기 침체ㆍ한강르네상스 무산ㆍ부동산경기 침체 등 대외적인 여건으로 인해 이것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다만 "사후적으로 볼 때, 세계경제의 침체와 이에 따른 항만물동량의 급속한 감소상황을 예측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일부 오류를 시인하기도 했다.

박 소장은 그러나 "아라뱃길 실적 부족이 경쟁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짓는 것은 지나친 주장"이라며 "운영개시 1년 시점에, 그것도 대외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막 운영을 시작한 신설항만을 실패로 단정짓는 성급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일각의 "정치적인 사업에 명분을 줬다"는 비판에 대해선 "정치적인 의도와 상관없었다"고 반박했고, 국토해양부 등 정부의 '압력설'도 부인했다. 2003년과 2008년 두 차례의 같은 용역에서 다른 결론을 내렸다는 비판에 대해서도 "일관성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해명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구를 허술하게 한 것을 자인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상치 못한 대외여건 탓이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며 "만일 경인운하의 물동량이 '기존시설 처리능력 초과분'에 그토록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사실이라면 타당성조사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위험성에 대한 고려가 있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황 교수는 또 "동일한 조건(대외여건 악화를 예측하지 못함) 하에서 물동량이 훨씬 적을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다수 존재했었다"며 "대외여건 변화 탓만 할 것이 아니라 당시에 다른 연구자들보다 왜 더 큰 물동량 예측을 했는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황 교수는 이어 "세계경제 침체 등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언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이러한 여건 변화가 물동량 실적을 이토록 낮게 만들 수 있는 사업이라면, 그런 사업은 당초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고 얘기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인운하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수공이 경인아라뱃길의 실제 물동량을 4~20배 가량 부풀렸다는 논란에 대해 "피노키오처럼 거짓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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