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두 달여 간 공장가동을 못했음에도 쓴소리 한 번 없던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결국 북한을 지적하고 나섰다. 다음주 장마가 시작되면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이라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행보로 분석된다.
15일 개성공단 정상화 촉구 비상대책위원회는 "공동번영과 화해협력의 상징인 개성공업지구의 가동중단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북한이 6·15 정신을 존중한다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 달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장마철이 다가오면서 심리적으로 상당한 압박감을 느껴 강경한 입장을 갖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비대위는 "장마철을 앞두고 개성공업지구의 기계설비 관리가 시급하다"며 "북한 당국은 기계설비 관리인원의 방북승인을 위해 군통신선을 우선 재개해달라"고 요구했다.
과거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을 지냈던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는 "장마가 지나고 통행이 재개된다면 안에 있는 제품 70~80%가 쓸모없어진다"며 "고스란히 입주기업들의 피해로 돌아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설비점검 문제 때문에도 빨리 통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60여일 간 멈춘 기계가 장마까지 보내면 부식이 더욱 심해져 교체비용이 상당할 것이란 의견이다.
문 대표는 "섬유업종의 경우 짧게는 1주일, 길게는 2주일 정도 기계 설비 점검 시간이 필요하지만 기계업종의 경우 이 보다 더 길어 하루빨리 설비점검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초 지난 12일 남북당국이 서울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담은 회담을 갖기로 했으나 '격(格) 논란'으로 무산되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시름은 악화된 상황이다. 더구나 세 달만에 연결된 통신선마저 끊겨 남북 간 불통(不通)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정민 기자 ljm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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