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복을 입고 기계만 들여다보던 그가 흰 도포에 갓을 쓰고 동래학춤을 추는 모습이 방송 전파를 타자 동료들은 '반전'이라며 놀라워했다.
동래학춤은 부산시가 무형문화재 제3호로 지정한, 학의 동태를 본떠 만든 선비춤을 말한다. 동래야류는 국가가 중요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한 탈춤으로 오늘날의 뮤지컬과 유사한 성격을 띠고 있다.
그는 열일곱 살 때 본격적으로 동래학춤을 배우기 시작해 스물네 살 때 인간문화재로 가는 첫 단추인 전수장학생으로 뽑혔다. 이후 무형문화재 이수자와 평범한 직장인 사이를 오가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동래학춤을 추는 것과 엔지니어 업무가 닮아 있다고 본 그는 "세월이 갈수록 묵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또 예술가와 엔지니어 둘다 숙련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이 같다"고 말했다.
싸이가 말춤으로 떴다면 현준씨는 '학춤'으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5월 롯데와 LG의 야구경기가 열리는 부산 사직구장서 시구자로 나섰다. 부산KBS 프로그램 '아침마당'에 출연했고 SBC(삼성사내방송)에도 얼굴을 비쳤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앞에서 동래학춤으로 서양인들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인간문화재보다 명무(名舞)가 되고 싶다는 그는 "기회가 된다면 기공식 때 공연을 하거나 양로원 등에서 동래학춤을 보여주는 재능기부활동을 하고 싶다"며 "내년에는 삼성그룹 사내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S'에 출전해 동래학춤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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