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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해영의 좋은시선]트레이드에 웃고 우는 선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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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김상현[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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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경쟁이 한창인 2013 프로야구. 구단들은 제각각 약점을 메우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신인들을 육성하고 부상에 돌아온 선수들을 특별 관리한다. 부진에 빠진 주전 선수를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기도 한다. 극단적인 처방도 빼놓을 수 없다. 트레이드다.

과거와 달리 올 시즌은 트레이드가 잦다. 시즌 초부터 다수 구단들이 발 빠른 움직임으로 전력 상승을 꾀한다. 5월 중순까지 가장 성공적인 맞교환을 보인 구단은 넥센과 NC다. 단순한 성적 상승을 넘어 미래지향적 이동으로 평가받는다. 팀 분위기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NC에서 친정으로 돌아간 송신영은 룸메이트였던 이호준에게 고생하란 농담을 던지고 짐을 꾸렸다. 그만큼 이적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넥센에서 NC로 둥지를 옮긴 박정준, 지석훈도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기약이 없던 퓨처스 생활에 트레이드 소식은 한줄기 빛이나 다름없었다. 실제로 둘은 새 팀에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선수는 물론 두 구단 모두에 도움이 된 성공적인 사례로 판단된다.

최근 KIA와 SK의 빅 딜은 어떨까. 글쓴이는 소식을 접하고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김상현과 송은범이 자유계약선수(FA)를 앞뒀단 점에서 더욱 그랬다. 2003년 SK를 통해 프로에 입문한 송은범은 성격이 꽤 좋은 선수로 알려져 있다. KIA 유니폼을 입은 뒤 미소로 일관할 정도다. 하지만 이적에 대한 충격은 분명 상당했을 것이다.

송은범은 인천을 연고로 둔 SK의 자랑이었다. 이적 전까지 선발, 중간, 마무리를 가리지 않고 마운드를 지켰다. 그 덕에 SK는 강팀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송은범은 인천에 위치한 동산고 출신이기도 하다.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셈. 선수, 팬 모두에게 이번 트레이드가 충격적일 수밖에 없는 주된 이유다.
송신영(왼쪽)과 박동원[사진=정재훈 기자]

송신영(왼쪽)과 박동원[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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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는 1995년 군 문제를 해결하고 고향 팀 롯데에 입단했다. 그라운드를 밟는 각오는 남달랐다. 부산에서 뼈를 묻을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다. 그러나 여섯 시즌을 마친 뒤 글쓴이는 트레이드됐다. FA 신분을 확보했을 땐 아예 부름도 받지 못했다. 2005년 양상문 감독의 트레이드 제의 소식을 들은 게 전부였다. 우여곡절 끝에 2008년 복귀한 건 전적으로 팬들 덕이었다. 그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마지막 야구인생을 고향에서 마칠 수 있었다.

글쓴이는 고향을 떠나 의미 깊은 시간을 많이 보냈다. 하지만 트레이드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당시 팀을 옮기지 않았다면 분명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일까. 김상현의 이적 소식은 다소 슬프게 다가왔다. 김상현은 2000년 KIA에 입단했을 당시 지역 연고의 예비 프랜차이즈 스타로 불렸다. ‘예비’라는 단어는 2009년 자연스레 삭제됐다. LG에서 돌아와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다. 두 번이나 고향을 떠나는 선수의 심정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 아쉬움을 달랠 길은 부족했던 성적과 부상을 탓하는 일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상현은 14일 광주에서 친정 팀을 만났다. 야구장에서 그는 두 가지 생각에 휩싸였을 것이다. 트레이드가 실패였단 것을 증명해보이겠단 각오와 고향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단 그리움이다. 두 선수 모두 빨리 자리를 잡아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마해영 XTM 프로야구 해설위원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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