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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뗀다'는 SK, '손 댄다'는 삼성에 울고 웃는 음악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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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뗀다'는 SK, '손 댄다'는 삼성에 울고 웃는 음악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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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홍동희의 엔터톡톡]지난주 대중음악 업계가 들썩였다.

아이유와 '멜론'으로 대표되는 국내 음원시장 업계 1위 기업인 '로엔엔터테인먼트'의 매각설에 이어 삼성전자의 음원업계 진출 소식이 연이어 전해졌기 때문이다.
먼저 로엔의 지분 67.6%(1709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SK플래닛이 로엔을 기업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내놓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음악업계는 물론이고 증권시장 역시 촉각을 곤두세웠다.

상황은 이렇다. 플랫폼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1년 10월 SK텔레콤은 SK플래닛을 분할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SK플래닛은 SK(주)의 손자회사가 됐고, 로엔은 지주회사인 SK(주)의 증손회사가 됐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의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증손회사를 보유하기 위해 손자회사로 하여금 지분 100%를 소유해야 한다. 결국 SK플래닛은 오는 9월말까지 로엔의 남은 지분 32.4%를 더 확보해 100%를 소유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처분해야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로엔 측은 "SK가 매각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라며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모호한 대답으로 인해 불안감은 더욱 커진 상태다.

반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일부터 음악서비스인 '삼성뮤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파트너로 KT뮤직을 선택했다. 삼성전자는 KT뮤직이 운영하는 올레뮤직을 통해 음원을 제공받을 예정. 저작권자와 1대 1로 계약을 맺지 않고 대신 KT뮤직을 통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KT뮤직 주가는 연일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로엔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2000년대 초 국내 음원시장은 당시 대기업을 등에 업은 이동통신사들이 진출하면서 지금과 같은 구도가 형성됐다. 특히 로엔은 음원유통서비스 플랫폼인 '멜론'을 통해 유로가입자 230만명을 확보하면서 시장점유율 59%를 차지하고 있는 부동의 국내 1위의 음원서비스 업체이다.

문제는 초기 '디지털 음원'이 기업이나 음악팬들에게 모두 각 이동통신사들의 가입고객 확보를 위한 수단 정도로 밖에 인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음원'은 그저 기업들에게 '부록'과 같은 서비스의 개념이었다.

현저하게 낮게 책정된 음원 가격. 이로 인해 '음원'은 거의 공짜라는 인식이 대중에게 퍼졌고 지금까지도 이 문제는 음악업계의 '골칫덩어리'다.

케이팝이 전 세계 음악팬들에게 주목받고 한국 가수의 미국 빌보드 차트 1위가 더이상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온 지금, 정작 국내 음악시장은 대기업들의 말 한마디에 휘청휘청 대는 꼴이다.

지난해 국내 음원시장의 총규모는 85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음반시장까지 합쳐도 1조 시장도 채 되지 않는다. 반면 삼성전자의 올 1분기 매출액은 52조 8천700억원이니 우리나라에서 가수들 모두가 1년간 음원과 음반을 모두 팔아봐야 삼성전자의 5일 정도의 매출액에도 미치지 못하는 꼴이다.

'하찮은'은 음악시장이 대기업에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알려졌다시피 삼성전자의 음원시장 진출은 자사의 스마트폰 판매를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음원이 스마트폰 판매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어렵게 형성된 또 다른 음원시장이 또 언제 문을 닫을지 모른다.

SK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지 아직 알 수 없다. 매각이 결정된다면 아마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것이다. 새 주인은 SK 못지않은 대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단지 기업들이 '돈 된다' 싶어 인수를 결정하는 일만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홍동희 기자 dhee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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