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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그녀가 '스트라디바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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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린의 거장 정경화(왼쪽)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운데)가 열정적인 연주를 하고 있다.

바이올린의 거장 정경화(왼쪽)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가운데)가 열정적인 연주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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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가 연주하는 바이올린은 전설의 명기(名器) 스트라디바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누군가 최고의 연주자에 걸맞는 바이올린을 써야 한다면 선물했다는 것인데, 그러나 진정 영예를 얻은 것은 오히려 정경화가 아닌 스트라디바디임을 정경화는 다시 한번 보여줬다.

정경화가 그 작은 몸집으로 특유의 몰입하는 표정, 때로 일그러지기까지 하는 표정으로 활을 켤 때 1400명의 관객은 호흡의 하나하나, 2시간여의 매 순간순간을 그에게 온전히 빼앗겼다. 콘서트 홀의 벽면과 천장까지도 숨을 죽이고 그녀를 지켜보는 듯했다. 그의 콘서트에서는 마치 법칙과도 같이 연주되는 바흐는 이날도 어김없이 등장했는데, 바흐의 인생이 그랬던 것처럼 이제 예순의 나이를 훌쩍 넘긴 정경화는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진정성에서 바흐의 계승임을 보여줬다. 관객들은 정경화가 천재임을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나의 재능은 0.3%일 뿐, 나머지는 99.7%는 노력의 결과" 라고 한 그 자신의 말처럼 정경화의 진정한 천재는 그 출중한 재능보다도 그 혼신과 열정임을 또한 보여준 것이다.
다만 그는 이제 젊었을 때의 화려한 테크닉 대신 삶의 원숙함과 따뜻함으로, 관객에게, 세상에게 얘기를 들려주려는 듯하다. 그것이 이날 그가 모차르트를 통해, 그리그를 통해 진심으로 하고 싶었던 얘기였는지 모른다.

앵콜 곡으로 들려준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로 정경화는 기도를 올렸다. 관객들도 그 기도에 함께했다. 성모의 자비와 사랑이 이 세상의 불쌍한 아이들에게 내리기를 간구했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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