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금통위는 지난 달보다 한층 거세진 금리 인하 압력 속에 열렸다. 금리인하를 요구해온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하루 전 "자칫 청개구리 심리를 갖고 있거나 호주산 (나무)늘보의 행태를 보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고, 국민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런 판단에 따라 국회는 17조3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해 경기 부양에 나서기로 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대통령을 수행해 방미 중인 것도 장외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밖으론 한은의 금리 결정에 중요한 고려대상이 됐던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내렸다. 신흥국도 금리 인하 대열에 합류했다. 인도 중앙은행은 3일 7.5%였던 기준금리를 7.25%로 0.25%포인트 조정했다.
김 총재는 결국 이런 외풍을 견디지 못하고 7개월만에 금리를 낮췄다. 정부와 경기 판단을 두고 벌인 한 판 승부에서 한 수 접은 셈이다. 하지만 적어도 국가 경제를 두고 한은이 위험한 게임을 벌이고 있다는 비판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향후 경기 상황이 기대 수준을 밑돈다 해도 정부와 책임을 분담할 근거가 생겼다.
박연미 기자 ch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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