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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넥센 나이트 "내 싱커는 절실함의 산물~"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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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넥센 나이트 "내 싱커는 절실함의 산물~"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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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넥센의 에이스 브랜드 나이트는 싱커볼러다. 처음부터 그렇진 않았다. 2년 전만 해도 주 무기는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였다. 뒤늦게 장착한 싱커는 절실함으로 얻은 생존수단이다. 2010년 그는 거듭된 부진으로 은퇴의 기로까지 내몰렸다. 롱런을 하려면 새로운 무기가 필요했다.

그렇게 찾은 구종이 싱커. 타자 앞에서 급격히 가라앉는 구질은 우여곡절의 야구인생을 뒤바꿔놓았다. 지난 시즌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도 거르지 않고 16승(4패)을 따냈다. 평균자책점(2.20)은 리그 최저였다.
상승세는 올 시즌에도 이어진다. 다승 공동 1위(4승무패) 평균자책점 3위(1.95), 이닝 소화 2위(37이닝)를 달린다. 적잖은 나이에도 위력을 발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다음은 나이트와의 일문일답

싱커볼러 변신 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한다.
새 무기가 몸에 잘 맞는다. 몸 상태도 나쁘지 않고. 지난해 그대로다. 시즌 초 추운 날씨에 적응하느라 조금 애를 먹었지만 점점 나아지고 있다. 아직 몇 년을 더 뛰어도 될 만큼 튼튼하다.
시즌 전 38세의 나이와 2010년 입은 무릎 부상 후유증이 적잖게 우려됐다.
무릎에 통증은 전혀 없다. 주위에서 나이에 대한 걱정을 많이 하더라. 그럴 수밖에 없다는 거 인정한다. 나보다 어린 친구들도 많이 그만두니까. 그들이 그라운드를 일찍 떠나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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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실력 탓 아니겠나.
아니다. 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해서다. 나이를 먹으면 몸은 이전만 못하게 된다. 오래 뛰려면 그 점을 감안해 스스로 변화를 줘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 때문에 싱커를 장착한 건가.
그렇다. 한창 땐 직구 스피드도 빠르고 슬라이더의 각도 좋았다. 한마디로 힘을 앞세운 투수였다. 직구의 위력은 30대 중반이 되면서 크게 줄어들었다. 타자를 압도할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그렇게 찾은 무기가 싱커였다.

처음 싱커를 던진 게 언제인가.
2011년 2월이다. 공의 움직임이 괜찮아 이후 실전에서 계속 써먹었다.

손승락이 가르쳐준 것으로 안다.
배웠다고 하긴 좀 그렇다. 그립을 보여준 게 전부라서(웃음).

처음부터 싱커를 장착할 계획이었나.
아니다. 스프링캠프를 향하기 전만 해도 포크볼을 염두에 뒀다. 스프링캠프에서 승락이와 캐치볼을 하는데 뭔가를 열심히 연마해 물어보니 싱커였다. 바로 쥐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손에 딱 맞는 느낌이 들었다.

정작 손승락은 싱커를 거의 던지지 않는다.
한 이닝만 던지는 투수 아닌가. 상대를 압도할 만한 포심 패스트볼을 갖춰 굳이 싱커를 꺼낼 필요가 없을 거다.

*편집자 주: 손승락은 주로 포심 패스트볼,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를 던진다. 컷 패스트볼 구사 시 가끔 검지로 공을 채주는데 이때 공은 싱커와 비슷한 궤적을 보인다.

지난해 투구 분석표를 살펴보니 절반 정도가 포심 패스트볼이더라. 싱커는 따로 분류됐고. 올해는 싱커가 절반 가량이다.
분석이 조금 잘못된 것 같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직구의 70% 이상을 싱커로 던졌다. 비슷한 움직임의 투심 패스트볼이 싱커로 기록된 게 아닐까 싶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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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싱커는 익히기 어려운 구종이다.
어느 순간부터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는 통할 수 없다는 걸 절감했다. ‘야구를 그만 둬야 하나’란 고민까지 했다. 변화가 간절했기에 새로운 구종을 금세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로이 할러데이(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싱커를 익히는 데 1년이 넘게 걸렸다.
당시 그 친구의 나이가 23세였다. 지난 날의 나처럼 절박하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은 간절히 원하면 자신도 모르는 에너지를 발휘한다. 싱커를 하루 만에 습득한 건 온전히 그 덕이다. 다음날 청백전을 치렀는데 타자들에게 물어보니 공이 좋다고 했다. 그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던지기 시작했다.

프로야구에서 싱커볼러는 드물다. 역대로 살펴봐도 박충식, 조웅천, 라이언 사도스키 정도다. 이 점이 선택에 영향을 미쳤나.
그렇지 않다. 나는 좋은 제구를 갖춘 투수가 아니다. 싱커도 다르지 않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지지 않는다. 내야 땅볼을 유도하기 위한 측면이 훨씬 강하다.

*편집자 주 : 나이트는 실밥 부위를 중지에만 걸치고 투심처럼 손목으로 1루 방향으로 살짝 틀어 싱커를 구사한다. 타점은 꽤 높은 편이다.

선발투수로 나서는 싱커볼러들은 대개 6회 이후 삼진이 필요한 상황에서 적잖게 애를 먹는다.
나 역시 다르지 않다. 싱커를 결정구로 사용하는 게 아니니까. 그래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제구가 잘 돼 더 많은 삼진을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싱커볼러에게 공인구의 표면은 중요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정한 맥스, 스카이라인, 빅라인 가운데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가.
맥스는 실밥이 두꺼워 선호하지 않는다. 스카이라인과 빅라인은 큰 차이가 없다. 모두 회전이 잘 먹는다. 굳이 하나를 꼽으라면 빅라인이다. 글씨가 금색으로 적혔다. 검은색인 스카이라인보다 고급스러워 보인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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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SK의 홈인 문학구장에서 평균자책점(3.95)이 가장 높았다. 맥스 공인구를 사용했나.
아닐 거다.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한 경기에서 불운해 그런 수치가 나왔을 거다. 사실 가장 기피하는 곳은 잠실구장이다. 평균자책점이 어떻게 되나.

문학구장에 이어 두 번째(2.93)로 높았다.
마운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수비를 하러 오르면 뭔가 잘 풀리지 않는단 느낌을 받게 된다.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0.46)은 사직구장에서 기록했던데.
삼성에서 뛸 때부터 롯데만 만나면 자신감이 붙더라. 공인구와 관련은 없다. 특별한 이유 없이 위기에서도 편안한 투구를 하게 된다.

모든 투수가 그렇겠지만 특히 싱커볼러들은 어깨와 등에 잦은 부상을 입는다. 케빈 브라운, 브랜든 웹, 왕첸밍 등이 그랬다.
싱커를 던져 나빠졌다기보다 투구 폼의 문제였을 것이다. 스테로이드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원인이 됐을 테고. 나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팔의 높이나 투구 폼 모두 이전과 똑같다. 싱커를 포심 패스트볼 던지듯 구사한다. 몸에 무리가 간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②편에서 계속




이종길 기자 leemean@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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