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일본을 방문중인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이 "북한은 미사일 발사 위협 등의 도발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한반도의 긴장감은 당분간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일동맹을 강조하며 나온 이번 발언을 통해 한국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양국 동맹강화에 따라 주한미군의 활동도 축소하지 않을 것임을 밝힌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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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이달말까지 이어지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인 독수리 연습기간에는 군사적인 도발은 자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전력이 한반도에 집중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북한측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간 우리측에 군사적도발을 할 경우 미국은 자국 군을 공격한 것으로 간수할 수 도 있다.
문제는 독수리 연습기간이 끝난 5월부터다. 독수리연습 기간 내에 미사일 발사 등 중대 도발을 하지 않고 그것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경우 최근 시도되고 있는 주변국들의 대북대화 추진 움직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달내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선택에 따라 한반도 정세는 긴장이 더욱 고조되거나 대화무드로 진입할 수 있는 갈림길에 서게 되는 것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지난 22일 정례브리핑에서 "언론 및 전문가들이 (북한 미사일 발사 시점에 대해) 북한군 창건기념일과 이달 말 한미 연합훈련(독수리연습) 종료일, 7월 정전기념일 등 3가지로 분석하고 있다"며 "누구도 그 방향을 예측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북한의 추가 4차핵실험도 배제할 수 는 없다. 북한의 핵실험장이 있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는 모두 3개의 갱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 동쪽 갱도는 현재 폐쇄된 상태이며, 3차 핵실험 전 서쪽과 남쪽 갱도의 경우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군과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었다. 특히 시차(時差)를 두고 연쇄적으로 핵실험을 할 경우 핵탄두의 소형화·경량화를 위한 기술적 데이터를 더 많이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진행할 가능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3차 핵실험이 두 갱도 가운데 어느 갱도에서 실시됐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12일 정오 무렵 한 차례의 인공지진파가 측정된 것으로 미뤄봤을 때 어느쪽이든 나머지 하나의 갱도는 추가 핵실험을 위해 '스탠바이'된 상태인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실제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인도와 파키스탄의 경우 1998년 10여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잇따라 진행하면서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갖게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국정원도 지난 12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북한이 안보리 제재를 구실로 추가 핵실험을 하거나, 이동식 ICBM을 시험발사하거나 핵탄두의 실전 배치를 선언하는 등의 추가 도발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외에도 국방부는 독수리연습 전후로 북한이 일으킬 도발을 예측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사이버테러 등 약 30여 가지를 꼽았다. 군이 꼽은 30여 가지 시나리오는 대부분 과거 북한이 감행했던 도발로 재발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들이다. 특히 천안함 폭침 사건과 사이버테러 등 지금까지 북한의 도발은 산발적이었지만 이런 사태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근처에서의 해상 도발 여지도 남아있다. 북한은 2009년 5월 2차 핵실험을 실시한 뒤 그해 11월 대청해전을 일으켰다. 군 당국은 이번에도 이러한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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