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 폴 그레이(Paul Gray) 유럽 TV리서치 총괄은 20일(현지시간) 'IFA 2013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프리 IFA)'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지금처럼 삼성과 LG가 특허문제로 싸운다면 결국 중국에 따라 잡히고 말 것"이라며 "이미 중국 업체들도 OLED 관련 기술을 축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양사가 분쟁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 경쟁업체는 차츰차츰 기술 격차를 좁혀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레이 총괄은 "삼성디스플레이 압수수색 소식을 듣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과거 25년전 일본 업체들이 전자레인지(마이크로웨이브) 관련 특허 공유를 통해 시장을 장악했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시 일본 전자업체들도 전자레인지 관련 특허 문제로 시끄러웠지만 특허를 퍼즐처럼 맞춰 공동체를 형성했고 다른 업체들은 일본 업체의 촘촘한 특허망을 피해가기 어려웠다. 덕분에 일본 업체들은 상당기간 전자레인지 시장을 수성했다. 일본의 예처럼 삼성과 LG가 손을 잡고 OLED 관련 특허 공동체를 결성한다면 다른 경쟁업체들이 OLED 시장에 쉽게 진출할 수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애플의 TV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애플이)성숙한 기술을 선호하기 때문에 OLED TV를 내놓을 가능성은 없다"며 "기존 TV의 경우 이윤이 적고 새로운 기술을 통해 시장에 뛰어들어야 하는데 애플이 그런 위험성을 감수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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